같은 특별시 주민인데...복지 혜택도 같아질까

박소영 기자
업데이트 2026.06.23. 09:39
■광주·전남 통합, 내 삶이 바뀐다 (2)복지
전남 출생기본소득 18년간 4천320만원
청년 지원 방식·대상도 광주·전남 차이
통합 후 복지 기준 일원화 요구 커져
광주 확대시 매년 432억원 추가...재정 부담
전남은 2024년 합계출산율 1.03명, 지난해 3분기 기준 1.11명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전국 최고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했다. 전남도청 제공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출산·청년 분야 복지제도 통합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와 전남이 그동안 별도 자치단체로 운영되며 서로 다른 복지 기준을 적용했지만 같은 특별시 주민에게 적용될 기본 복지체계를 어떻게 마련할지가 과제로 꼽힌다. 다만 통합특별시가 출범 직후 재정 부족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상향 평준화 방식의 복지 통합에는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23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현재 양 지역은 출산과 청년 분야에서 서로 다른 지원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전남은 2024년부터 출생기본소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출생아가 생후 12개월이 되는 달부터 만 18세까지 매월 20만원씩 지급하는 정책으로 총 지원 규모는 4천320만원에 달한다. 전남도와 도내 시·군이 각각 월 10만원씩 부담하는 방식이다.

전남도는 특별한 자격 없이 기준 나이만 된다면 청년문화복지카드를 통해 연간 25만원의 문화·자기계발 비용을 지원한다. 독자 제공

출생기본소득은 저출생과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전남의 대표 복지정책이다. 단순한 출산 장려금을 넘어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지원한다는 점에서 전국적으로도 드문 사례로 꼽힌다. 전남은 해당 정책 시행 이후 2024년 합계출산율 1.03명, 지난해 3분기 기준 1.11명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전국 최고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했다.

광주는 올해부터 출생아 1인당 50만원이 충전된 ‘출생가정 축하 상생카드’를 지급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2025년 1월1일 이후 출생 아동이다.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면서 출산 가정의 초기 양육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같은 출산 장려 정책이지만 전남은 장기간 현금 지원을, 광주는 출산 초기 비용 지원에 초점을 맞추는 등 지원 규모와 방식은 차이를 보인다.

광주에 거주하며 오는 8월 출산을 앞둔 서여운(37)씨는 “정부 지원 외에도 지자체 지원금이 천차만별이라 부모 입장에서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전남의 출생기본소득을 우리도 받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통합특별시가 되면 광주도 비슷한 혜택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 지원 정책 역시 광주와 전남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광주는 미취업 청년에게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 동안 총 300만원의 구직활동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을 줄여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돕기 위한 사업이다. 전남은 특별한 자격 없이 기준 나이만 된다면 청년문화복지카드를 통해 연간 25만원의 문화·자기계발 비용을 지원한다. 지역 청년들의 문화생활과 여가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된 정책이다.

광주와 전남은 청년 유출이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광주·전남지역 청년(19~34세) 22만여명이 수도권으로 순유출됐다. 광주는 9만7천명, 전남은 12만5천명이 지역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목포에 거주하는 박훈규(27)씨는 “광주에 살다 취업하며 전남으로 이주한 뒤 청년문화복지카드 혜택을 받고 있다. 공연 관람이나 도서 구입 등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며 “통합 이후 제도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기존 수혜자들이 불이익을 받는 방식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기존 지원을 광주 청년까지 확대하는 등 더 나은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조정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역민들의 관심은 결국 “통합 이후 혜택이 어떻게 같아지느냐”에 쏠리지만 문제는 재정이다.

전남도는 출생기본소득을 광주까지 확대 적용할 경우 올해 하반기에만 118억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광주까지 포함해 운영할 경우 매년 432억원 규모의 예산이 추가로 늘어 내년에는 전체 약 965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청년문화복지카드의 경우 올해 전남도 예산은 284억원으로 광주 청년까지 포함해 동일하게 운영할 경우 예산 규모는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별시 주민에게 동일한 수준의 복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나 재정 여건은 녹록지 않다.

민형배 당선인 인수위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기획위)는 최근 브리핑을 통해 통합특별시가 올해 하반기에만 약 4천억원의 재원 부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통합특별시 채무 역시 3조6천51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정책이나 공약 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사실상 부족하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출범 직후 모든 복지제도를 하나로 통합해 상향 평준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획위는 현재 출생기본소득과 청년 지원 정책을 포함한 다양한 복지 통합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위 관계자는 “당선인은 기본적으로 주민들이 받는 혜택이 줄어드는 방식의 통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광주와 전남에 산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유사·중복 복지사업을 하나의 체계로 정비하면서도 시민들이 체감하는 혜택은 더 커질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복지 분야 통합 방안은 현재 인수위 차원에서 검토 중이며 7월 말께 특별시장에게 정책 제안 형태로 보고할 계획”이라며 “재정 여건과 형평성, 기존 수혜자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인 통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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