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포용과 다양성 없이는 광주는 성장할 수 없다"

이삼섭 기자
업데이트 2026.01.01. 19:02
[연중기획] 다양성과 포용, 새로 쓰는 광주 성장 담론 ①인구
황성웅 광주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 연구위원
광주연구원이 발간한 기획연구 '광주 미래 2050: 전략과 전망'에서 제시한 글로벌 포용도시 성장 모델

"포용은 참여와 책임, 그리고 혜택을 함께 공유하는 체계입니다. 포용이 다양성을 만들고, 그 다양성이 결국 도시의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황성웅 광주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이 무등일보 인터뷰를 통해 밝힌 광주가 '포용 성장 도시'를 전략으로 내걸어야 하는 이유다. 황 연구위원은 지난해 광주연구원이 발간한 기획연구 '광주 미래 2050: 전략과 전망'에서 연구책임을 맡아 '글로벌 포용도시 광주' 전략을 공개했다. 양극화와 갈등, 차별, 초개인화와 같은 미래 사회의 주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포용 가치에 기반한 도시 운영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성숙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에 더해 '포용성'이란 세계 보편적 가치를 효용성 있게 확산하는 도시 모델을 만들 때 광주가 소멸 도시가 아닌, 성장 도시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황 연구위원은 포용이란 개념이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나누는 개념이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그간 포용을 강자가 약자를 시혜적으로 여기는 굉장히 협소적 의미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용은 도시 구성원 무도가 각자의 장점과 약점을 인정하고,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참여와 책임을 나누는 구조"라고 말했다. 즉, 포용 성장이란 우리 도시가 다양한 구성원들이 각각 가진 장점을 끌어내는 걸 의미한다.

포용은 다양성을 전제한다. 문제는 광주는 다양성 측면에서 현저히 떨어진다는 게 그의 진단. 이는 광주가 가진 국토 불균형 발전에 더해 지정학적 측면 등이 더해지면서 다른 어느 도시보다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불리한 조건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광주는 경부축 중심의 발전에서 소외된 데다 현대 산업 도시로 크기 위한 가장 큰 조건인 항구가 없는 내륙도시로 산업적 기반이 취약하다. 그에 더해 5·18민주화운동과 같은 특수성이 겹치며 정치·행정적으로도 다른 대도시에 비해 일정 부분 다양성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특히 경제와 산업 부분에서 광주의 취약한 산업·기업 다양성이 도시 지속성을 약화한다고 지적했다. 이 구조는 도시의 의사결정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황성웅 광주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 연구위원

황 연구위원은 "예컨대, 부산의 경우 그들이 잘해서라기보다 무역항이라는 태생적 조건, 지리적·정치경제적 구조 속에서 다양성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 도시"라며 "다양한 산업과 기업이 있고 도시 구성 주체 간 견제와 합의 구조가 작동하면서 도시 경쟁력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 속에서 도시 정책과 공간, 산업 전략에 대한 논의도 자연스럽게 다층화된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광주의 산업적 기반이 약하다보니 광주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치·경제 간 구조가 불균형이 발생한다는 진단이다. 황 연구위원의 설명을 풀어보면, 광주는 국가 균형발전의 문제를 떠나 행정은 강하지만 산업과 기업은 약하다. 시민사회는 환경 등 일부 영역에서는 활발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상당히 보수적인 성향을 보인다. 무엇보다 기업의 역할이 빈약하다. 기업이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주체에 머물고 도시의 미래를 논의하는 파트너로 기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행정이 주도하고, 시민사회가 이를 견제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기업이라는 또다른 핵심 축이 없다 보니 논의 구조가 단순해지고, 기업의 역동성 등이 떨어진다.

황 연구위원은 "다양성이 없으면 지역 경제는 지속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야 도시가 스스로를 갱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주는 자연스럽게 다양성이 생기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산업과 교육, 행정 등 각 부문에서 인의적으로라도 다양성을 전제로 한 포용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광주연구원이 발간한 기획연구 '광주 미래 2050: 전략과 전망'에서 제시한 글로벌 포용도시 성장 미래상.

예컨대, 산업·경제 부문에서 그가 기획연구를 통해 제시한 대표적인 모델이 중소기업 공동 복지 체계다. 광주형 일자리를 하나의 모델로 고정할 것이 아니라 광주에 있는 수많은 중소기업 종사자들이 최소한 중견기업 수준의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지역 차원의 체계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그는 "삼성이나 현대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중소기업에서 일해도 존중받고 있다는 감각,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 광주에 대한 관심과 그에 따른 의사결정 과정에 다양한 이들이 참여할 여지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소상공인에 대한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을 계속 '생계형 지원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도시의 성장 가능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그는 "소상공인은 도시의 다양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중요한 엔진"이라며 "외부 기업 유치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내부의 소상공인을 어떻게 '작은 기업가'로 성장시킬 것인지가 산업 정책의 중요한 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연구위원이 특히 심각하게 보는 지점은 인재 구조다. 그는 광주의 인력 생태계를 "위계적인 피라미드 구조"라고 표현한다. 특정 대학 한두 곳을 정점으로 한 인재 순환 구조가 고착되면서 교육 배경과 사고방식이 비슷한 사람들이 지역 사회의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 제기나 다른 관점은 쉽게 배제된다. 다른 이야기를 하면 '지역을 모른다'는 말이 반복되는 구조다.

이 구조를 깨기 위해 그는 '인위적인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가 제안한 방식 중 하나가 기존 대학의 전략적 글로벌화다. 새로운 대학을 짓자는 것이 아니라, 기존 대학 중 하나를 집중적으로 키워 외국인 학생과 다양한 배경의 인재를 끌어들이자는 것이다. 아시아 문화, 다문화, 5·18의 보편 가치를 결합한 교육 모델을 통해 지역의 인재 다양성을 넓히고 기존 대학과 선의의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구상의 연장선상에서 국가 기관인 광주과학기술원이나 국립대학교인 전남대학교는 정부가 키우고 있기 때문에 광주시가 지역 사립대학교를 육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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