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6개서 10개로 통폐합
곡성·구례·진도에 지점·출장소
지역개발기금 공채 업무 대비
25조원 규모 '슈퍼 금고' 선정
두 달여 앞두고 농협은행 압박 광주은행 본점 전경
광주은행이 수도권 점포를 대폭 줄이는 대신 전남권 영업망을 확대하면서 오는 10월 예정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1금고 선정에 대비한 포석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전남광주 지역 점포 수에서 NH농협은행을 앞서고 있는 광주은행이 곡성·구례·진도 등 그동안 영업점이 없었던 지역에 추가로 지점 또는 출장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점포망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광주은행은 전남광주에 집중하는 한편, 수도권 점포수 효율화 재편에 나섰다. 지난해 말 16개였던 수도권 점포는 올해 상반기 10개로 줄였다. 서울 서초동·논현·양재지점은 서초금융센터로, 삼성금융센터와 강남지점은 강남금융센터로 각각 통폐합했다. 화곡동지점과 마곡지점도 강서금융센터로 통합했다.
인천에서는 구월동지점과 부평지점을 인천금융센터로 합쳤고, 경기 화성 동탄지점과 성남 판교금융센터는 판교금융센터로 통폐합했다. 잠실금융센터와 성수금융센터, 수도권금융센터, 서울영업부, 여의도지점 등은 기존 명칭과 기구를 유지하고 있다.
광주은행은 수도권 영업망 축소가 지역 점포 확대와 직접 연계된 것은 아니며 금융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정이라는 입장이다.
수도권과 달리 전남광주 지역 영업망은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광주권 점포는 지난해 말 기준 78개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남권은 최근 영암군에 ‘외국인금융센터 삼호출장소’가 신설되면서 46개에서 47개로 늘었다. 광주은행은 외국인 근로자와 거주자가 많은 영암지역의 금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출장소를 설치했다.
여기에 광주은행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에 맞춰 현재 지점이 없는 곡성·구례·진도에도 지점 또는 출장소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광주특별시 제1금고 경쟁을 앞둔 사전 정비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방자치단체의 제1금고를 맡기 위해서는 지역개발기금 공채 발행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지자체에 지점이나 출장소 등 영업 거점이 필요하다. 광주특별시 금고 선정 과정에서 영업점 수와 주민 이용 편의성이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점포 확대가 이러한 평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전 지역에 지점이나 출장소가 있어야 지역개발기금 공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만큼 제1금고 업무를 위한 필수적인 기반”이라며 “10월 금고 선정 시점에 임박해서 준비하기보다는 미리 절차를 마련하고 기반을 다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 점포를 줄이는 것과 전남권 점포 확대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수도권은 효율적인 측면에서 일부 점포를 통폐합한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특별시는 이르면 다음달 금고 지정 공고를 내고 오는 10월께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특별시 금고를 운영할 금융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다.
광주특별시의 연간 재정 규모는 기존 전남도 예산 약 12조원과 광주시 예산 약 8조원, 정부 통합지원금 연간 5조원 등을 합쳐 약 2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금고 가운데 서울시와 경기도에 이어 세 번째 수준인 ‘슈퍼 금고’로 평가된다.
현재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NH농협은행이 제1금고인 일반회계를, 광주은행이 제2금고인 특별회계를 맡고 있다. 정식 금고 선정에서는 두 은행의 재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시중은행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광주은행 입장에서는 특히 점포망이 핵심 변수다.
앞선 금고 선정 과정에서도 지역농협 점포 수를 NH농협은행의 실적으로 인정할지를 두고 양측이 팽팽하게 맞섰다. NH농협은행은 지역 주민의 실제 금융 이용 편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광주은행은 NH농협은행과 지역농협이 별개 법인인 만큼 지역농협의 영업망까지 NH농협은행 실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 올해 초 기준 광주은행의 전남광주 지역 점포 수는 126곳으로, 93곳인 NH농협은행보다 많다. 하지만 지역농협까지 포함하면 농협 계열 영업망은 580여 곳에 이른다. 광주은행은 지역농협 점포를 농협은행의 실적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광주특별시가 새로 마련한 금고 지정 평가 기준에서도 주민 이용 편의성 항목에 관내 영업점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설치 대수 등이 반영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영업망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금고 선정에서는 금리와 지역사회 협력사업, 영업망 등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광주은행이 전남 전 지역에 영업 거점을 갖추게 되면 최소한 자체 점포망을 기준으로 한 주민 편의성 경쟁에서는 농협은행을 더욱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