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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으로 '불기둥' 그렸던 콜마홀딩스[급등주지금은]

입력 2025.10.05. 12:00
창업주 가족 간 경영권 다툼에 주가 급등 후 내림세
1차전 윤상현 부회장 승리로 종료…법정 다툼은 아직 남아
"경영권 분쟁株, 주가 되돌림 주의…장기화될 경우 악영향"
왼쪽부터 윤상현 콜마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 사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며 급등했던 콜마홀딩스 주가가 고점 대비 30%가량 떨어진 채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콜마그룹 창업주 가족 간 벌어진 경영권 분쟁 1차전은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법정 공방은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콜마홀딩스 주가는 전 거래일 기준 1만2480원에 마감했다.

주가는 지난 6월 말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1만8000원대까지 오른 바 있다. 다만, 이를 기점으로 점차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달 말 1만2000원대까지 내렸다. 현재 주가는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진 모습이다.

◆경영권 분쟁 진행 상황은?…1차전 윤상현 부회장 승리

콜마그룹은 윤동한 회장이 1990년 세운 국내 최초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회사로 시작했다. 그의 아들(윤상현)은 콜마홀딩스 부회장을, 딸(윤여원)은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콜마BNH) 대표직을 맡고 있다.

경영권 분쟁의 시작은 콜마BNH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 싸움에서 시작됐다.

윤 부회장은 지난 5월 2일 콜마BNH 사내이사로 자신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선임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신청을 냈다. 콜마BNH에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이사회 개편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윤 대표는 콜마BNH 대표 교체를 염두에 둔 신규 사내이사 선임이라며 맞섰다.

법원은 7월 25일 콜마홀딩스가 콜마BNH를 상대로 낸 임시 주총 소집 신청을 허가했다. 법원이 윤 부회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에 따라 9월 26일 열린 콜마BNH 임시주주총회에서 윤 부회장과 이 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되면서, 1차 경영권 분쟁은 윤 부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다만, 창업주 윤동한 회장과 윤 부회장 간 주식 증여를 둘러싼 법정 다툼이 남아 있다.

남매 싸움이 격화되던 중 아버지 윤 회장은 딸의 편에 섰다.

지난 5월 30일 윤 회장이 아들인 윤 부회장을 상대로 2019년 12월 증여한 콜마홀딩스 지분에 대한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윤 회장은 당시 콜마홀딩스가 콜마BNH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의 경영합의를 전제 조건으로, 아들 윤 부회장에게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 주를 증여했다고 주장했다.

윤 부회장은 해당 합의가 가족 간 단순 합의이며 증여 역시 조건이 없는 단순 증여라고 맞서고 있다. 현재 윤 부회장은 콜마홀딩스 지분 31.75%(지난 3월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지만, 윤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주식의 반환 여부에 따라 지분율이 변동될 수 있다.

부자간 주식 증여를 둘러싼 법정 다툼은 이달 말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달 29일 열리는 콜마홀딩스의 임시 주총도 관건으로 꼽힌다. 윤 회장은 콜마홀딩스에 10명의 이사(사내이사 8명, 사외이사 2명) 선임을 제안한 상태다.

[세종=뉴시스] 김민성 기자 = 26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 세종테크노파크에서 콜마BNH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2025.09.26. kms@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끝나지 않은 분쟁…주가 향방은?

통상 기업에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주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 흐름이 이어지지 못하고 되돌림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경영권 분쟁 발생 초기에는 당사자 간 지분율 확보를 위한 주식 매입 경쟁이 벌어질 수 있고, 주주진화 정책이나 경영 효율화 등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 해당 이슈가 부각되면서 거래량이 증가하는 점도 투심을 자극한다.

다만, 경영권 분쟁 이후 경영 효율화, 지배구조 투명성 재고 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대감으로 올랐던 주가가 다시 원상복귀되면서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수 있다. 또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 이미지에 손상을 줄 수 있고, 재판 등에 따라 경영 전반에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올랐다가 이슈들이 사라지면 주가가 원상복귀하는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경영권 분쟁 기업에 투자할 때는 해당 사안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고, 기업의 지배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개별적 사안으로 평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분쟁이 길어진다는 건 그만큼 기업이 분쟁에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단 얘기"라며 "장기화될 경우 재무적 측면, 기업 성과 등에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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