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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소원 풀었다"···생일날 워싱턴서 대규모 열병식

입력 2025.06.15. 12:48
美, 이례적 육군 창설 기념 군사 퍼레이드
장병 행진 이어 낙하산 시범…탱크 위용
트럼프 "미국 위협하는 적들, 몰락할 것"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육군 250주년 군사 퍼레이드 말미 불꽃놀이를 지켜보고 있다. 2025.06.15.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1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이 정면충돌하면서 중동 긴장이 급등하고 미국 전역에서는 반(反)트럼프 시위가 터져나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수도 워싱턴DC에서 군사 퍼레이드를 지켜보며 79번째 생일을 축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남단에 설치된 본부석에서 미국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를 지켜봤다.

최고 통수권자가 참석하면서 일종의 열병식이 열린 셈인데, 미국에서 이러한 행사가 열린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미국은 1991년 걸프전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군사 퍼레이드를 개최한 바 있고, 이날 34년만에야 비슷한 행사가 열렸다.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을 기념한다는 명분을 들었지만, 창설 기념 퍼레이드는 전례가 없다.

이날은 트럼프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이었다. 백악관은 우연히 날짜가 겹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대규모 열병식 개최를 꿈꿔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육군 250주년 군사 퍼레이드를 지켜보며 미소짓고 있다. 2025.06.15.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프랑스 열병식에 참석한 뒤 미국에서도 군사 퍼레이드를 개최하려 했으나, 참모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하지만 2기 들어서는 육군 250주년 기념 행사를 계기로, 그것도 자신의 생일에 소원을 이룬 모습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자 군은 21발의 예포를 발사했는데, 일부 군중들은 대통령을 향해 생일 축하 노래를 열창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연설이 끝난 후에도 일부는 생일 축하를 불렀다.

JD 밴스 부통령과 가수 리 그린우드는 이번 행사 무대에서 직접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을 언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항상 원해왔던 퍼레이드를 이룰 수 있었다"고 평했다.

[워싱턴=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군사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모습. 2025.06.15.

이날 퍼레이드는 오후 6시께부터 퍼레이드는 링컨 기념관에서 백악관 남쪽으로 이어지는 컨스티튜션 애비뉴 노스웨스트 15~23번가에서 이뤄졌다.

인근 지역은 전날부터 통제됐고, 이날 이른 시각부터 퍼레이드를 구경하기 위한 인파들이 몰려들었다.

육군 병사들과 군악대 행진을 시작으로 퍼레이드가 본격 시작됐고, 공중에서는 육군 낙하산팀 '골든 나이츠'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장병들은 독립전쟁부터 세계 1·2차대전, 베트남전과 현재에 이르기까지 복장과 장비를 선보였다.

[워싱턴=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군사 퍼레이드에서 미 육군 '골든 나이츠'의 낙하산 시범이 이뤄지고 있다. 2025.06.15.

이어서는 전투 차량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송용 장갑차는 물론 기관창과 대포를 장착한 탱크까지 줄줄이 도로를 가로질렀다. 항공기와 헬기도 시간차를 두고 날아들어 관중들을 열광케 했다.

탱크 위에 앉은 군인들은 미소를 지으며 시민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영화 속에서 자주 묘사되는 전쟁에서 승리한 후 행진하는 미군의 모습을 연상케했다.

미 육군은 이날 행사에 6700명의 장병들이 이번 행사에 참석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항공기 50대, 말 34필, 노새 2마리, 개 1마리와 탱크 28대 등 100대가 넘는 전투 차량이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AP/뉴시스]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육군 250주년 군사 퍼레이드에서 헬기가 워싱턴기념탑 옆을 날아가고 있다. 2025.06.15.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밴스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주요 내각 참모들과 함께 퍼레이드를 지켜봤다. 대체로 박수를 치고, 때로는 미소를 지으며 만족감을 표했다.

연설에서는 "미국의 적들은 만약 미국인들을 위협한다면, 우리의 병사들이 당신들을 노릴 것이고, 당신들은 패할 것이며 완전히 몰락할 것이란 점을 몇번이고 배웠다"고 강조했다.

행사장에는 다양한 시민들이 몰려들었지만, 트럼프 대통령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 그룹이 상당수를 차지 했다. 이들은 구호가 적힌 모자나 성조기가 그려지거나 붉은색이 들어간 복장을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번 행사를 직접보기 위해 먼 길을 달려왔다는 지지자들도 적지 않았다. 마가 모자를 걸친 리사(55)씨는 남편과 함께 뉴저지주에서 3시간 이상 달려왔다고 했다. 비슷한 복장의 친구들이 주변에 한가득이었는데, 틱톡을 통해 교류하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리사씨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첫 임기 때도 놀라웠지만, 이번에는 소름이 돋을 정도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육군 250주년 군사 퍼레이드를 지켜보며 박수치고 있다. 202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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