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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5일제 가능?"···李정부서 기대감 높이는 은행권

입력 2025.06.12. 07:00
새 정부 들어 근로시간 단축 논의 본격화, 금융노조 사측과 중앙교섭 진행
주 5일제 이어 4.5일제도 첫 실시 기대, "소비 활성화와 출산율 등 효과 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8일 서울 중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에서 열린 금융노조-더불어민주당 정책협약 및 지지선언식에서 박찬대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김형선 위원장이 협약서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5.08.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고 주 4.5일 근무제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은행권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주 4.5일제로 인한 고객 불편 등 부작용보다는 내수 진작과 출산율 제고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입장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올해 산별중앙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번 교섭에서 핵심 목표로 주 4.5일제 실시를 앞세워 노사 간 협의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사측을 상대로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근무시간 조정과 함께 통상임금 범위 확대, 신규 채용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폐지 관련 방안도 협상 테이블에 주요 안건으로 올렸다.

사측은 경제 성장 둔화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압박,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차 중앙교섭에서는 임금 1.5% 인상안을 제안해 노조 측과 입장차를 보였고, 3차 교섭은 전일 진행됐다.

금융노조는 2019년부터 주 4일제 도입을 추진해왔다. 이후 코로나19 시기 근무시간이 단축됐다가 원상 복구되면서 지난해에는 주 4.5일제 도입을 내걸었다. 앞서 우리나라에서 주 5일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지난 2002년부터다. 2002년 4월 일부 정부부처 공무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이 시작됐고, 그해 7월 은행권이 산업계 중 처음으로 주 5일제를 실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제·산업 분야의 핵심 공약 중 하나로 근로시간 단축을 강조해왔다. 임기 내 단계적으로 주 4.5일제를 도입하고 궁극적으로는 주 4일제를 실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은행권은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과 금융당국으로부터 '이자장사' 질타를 받으며 주 4.5일제 도입 목소리를 내는 데 눈치를 살펴야 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 이전 후보 시절부터 적극적으로 지지하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본격적인 근로시간 단축 논의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노조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8일 정책협약서에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주 4.5일제 도입 등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제도를 마련한다'는 내용을 담은 바 있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일반적으로 은행 고객이 직접 영업점을 방문해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는 1년에 1~2회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은행이 금요일 오후에 문을 닫는다고 고객 불편이 확대되기보다는, 금융권이 임금을 많이 받는데 일은 적게 하려고 한다는 인식적인 비판이 앞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주 5일제를 가장 먼저 도입한 금융산업이 주 4.5일제도 시작하게 되면 사회 전반으로 제도가 확산되고 안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여가시간 증대로 인한 소비 확대와 내수 진작, 저출산 문제 완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로 은행을 직접 방문해 업무를 보는 고령층 고객 등의 문제는 예약제 확대 등 개선점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4.5일 근무제가 은행 노사만 조율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 여당과 금융당국 등과 논의해 나가면서 사회적인 합의점을 찾아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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