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다시 불붙는 이재명표 '전국민 25만원'···정부는 '신중론' 계속

입력 2025.04.27. 16:08 수정 2025.04.27. 16:10
행안위서 ‘지역사랑상품권’ 민생회복지원금 다시 거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대표 정책인 '전국민 25만원 지원금'을 놓고 정치권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가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을 반영하지 않은 데 대해 민주당이 압박에 나서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에서는 '지역사랑상품권'과 민생회복지원금을 다시 거론하기 시작했다. 다른 대선 주자들은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신중한 모습을 고수하고 있다.

27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전체회의에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그간 추진해온 민생회복지원금이 다시 거론됐다.

민생회복지원금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소득 수준에 따라 25만~35만원의 지원금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후보의 역점 정책으로 당대표 시절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관련 법안이 폐기되면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민주당과 진보 정당은 이번 추경안 편성을 앞두고 정부에 지역사랑상품권 예산 편성을 요구했으나 담기지 않았다.

정부는 산불 피해 복구, 미국발 통상 리스크 대응, 첨단 산업 경쟁력 강화,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춘 12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이와 관련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행안위에서 "경제 위기가 굉장히 심각하다. 꼭 들어갔어야 하는 민생회복지원금이 추경안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파면은 됐지만 여전히 내란수괴 윤석열 정부 시절의 긴축 재정 기조들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저는 결국 정권이 바뀌면 민생회복지원금이 불가피 하다고 본다"며 "과거에 예산을 편성할 때 행안부가 지역사랑상품권과 관련해 어떤 입장이었는지(를 떠나) 윤석열 정부를 넘어 적극적으로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총 13~18조원에 달하는 재정 지출 규모에 비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크지 않고,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그러나 이번에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고기동 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번 추경안에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이 포함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위성곤·박정현 민주당 의원 질의에 "재정 당국에서 필수 추경으로 필수 수요만 반영하다보니 그 내용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이 "행안부 업무 중에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이 있는데, 열심히 안 한다는 반증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가장 효과적인 방안 중 하나가 지역화폐라는 것은 인정하느냐"고 물었지만 고 직무대행은 "여러 가지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5일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전국민 25만원 지원과 관련해 "일률적, 일시적 현금 지급의 경제 효과에 대해 많은 의문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다만 민주당은 기존의 요구에서 한발 물러나 지방정부가 발행하는 지역화폐 20조원에 대해 중앙정부가 10% 할인 비용을 지원하는 2조원 규모의 예산을 이번 추경 심사 과정에서 반영시킬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정부가 지역화폐에 2조원을 지원하면 20조원에 이르는 소비를 유발해 내수 경기 진작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생각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을 비롯해 다른 대선 주자들도 이 후보의 전국민 25만원 지원에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이재명의 25만원, 현금 '살표'퓰리즘"이라고 했다. 현금 살포와 표심을 얻기 위해 포퓰리즘 정책을 취한다는 의미로 이를 섞어 '표퓰리즘'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지금 정치가 나서서 돈이나 나눠주자면서 '25만원을 주자', '상품권 뿌리자' 할 때가 절대 아니다"라고 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남의 돈으로 생색내는 흔한 정치인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민 25만원 지원을 둘러싼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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