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간지역에 미사일 발사 이유없어"
러 "푸틴, 美에 '조건 없이 우크라와 협상'"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종전 의지를 믿기 어렵다며 대(對)러시아 제재 강화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조문을 마친 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푸틴은 지난 며칠간 민간 지역, 도시, 마을에 미사일을 발사할 이유가 없었다"며 "어쩌면 그는 전쟁을 멈추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banking)이나 2차 제재(제재 대상국과 거래하는 제3자에 대해 미국과의 거래를 규제하는 제재)를 통해 다른 방식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약 2개월 만에 회동한 뒤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 전선을 동결하고 조기 종전을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인데, 국제사회와 언론은 크름반도 강제합병 인정 등 미국의 종전안이 러시아 입장에 지나치게 경도됐다고 비판해왔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 시설 공습을 지속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종전 구상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러시아가 키이우를 공습해 12명이 사망하자 "불필요하고 매우 나쁜 타이밍이었다"며 "블라디미르, 멈추라"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나는 이 어리석은 전쟁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나는 오바마와 바이든이 남긴 혼란을 정리하려고 노력할 뿐인데, 정말 엉망"이라고 격정을 토로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전날 모스크바를 찾은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에게 우크라이나와 조건 없는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가 전제 조건 없이 키예프(키이우)와의 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직접 협상 관련 논의를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날 트루스소셜에 "양측은 매우 가까이 와있다. 이제 최고위급 회담을 열어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동 뒤 엑스(X·구 트위터)에 "국민 생명을 보호하고, 완전하고 무조건적 휴전과 또다른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신뢰할 수 있고 지속적인 평화를 이룬다면 역사적 만남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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