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광주 가입자 1만5천627명 감소
최근 5년새 가장 적은 74만6천588명
“부동산 경기 침체…회복 가능성 미지수”
내 집 마련을 위한 필수요건이었던 '청약통장'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정부에서 납입 인정액과 이율을 상향하는 등 청약통장 제도 개선에 나섰지만 전국적으로 가입자들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에서도 청약통장 가입자가 올해만 1만 5천여 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광주지역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통장) 가입자는 74만 6천588명으로 지난해 연말 76만 2천215명에 비해 1만 5천627명이 감소했다.
이는 최근 5년 새 가장 낮은 수치다.
같은 달 기준으로 2020년 76만 8천974명이던 가입자는 2021년 79만 6천701명, 2022년 80만 5천77명, 2023년 77만 1천47명 등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만 4천459명이 청약통장을 해지했다.
올해 광주지역 아파트 청약 전체 건수가 8천982세대였다는 점에서 청약당첨으로 인한 해지가 100%라는 가정을 해도 해지건수는 2배가량 높은 셈이다.
특히 지역에서 1순위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2순위 가입자의 경우 26만 3천여 명에서 26만 9천여 명으로 23만 명 선을 유지했지만 1순위 가입자는 1월 49만 8천538명에서 47만 8천619명으로 1만 9천919명이 감소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 같은 청약통장 가입자 급감에 대해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와 더불어 높은 분양가, 청약통장 메리트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청약통장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납입인정액과 이율 상향 등의 개선안이 가입자들에게 장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입기간이 오래될수록 가점이 붙는 구조인 청약통장의 경우 청약신청이 아니고선 중간에 예치금을 찾을 수도 없는 데다 예치금도 최소 200만 원(전용 85㎡이하)~500만 원(모든 면적)을 유지해야만 한다.
하지만 최근 지역 청약시장의 경우 높은 경쟁률이 아닌 미달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데다 청약을 신청하지 않아도 이후 분양가 할인, 마이너스 피 등이 속출하고 있어 청약통장의 이점이 사라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새집 마련이 어려워진 점 역시 청약통장 해지 원인이 되고 있다.
신축 아파트 대금을 대출 없이 보유금만으로 구매할 여력이 있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은 데다 청약 당첨이 되더라도 대출 없이는 신축아파트 대금을 마련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부동산 관계자는 "경쟁률이 너무 높아 청약통장해지를 하고 있다는 서울과 달리 광주에선 굳이 청약통장 가산점을 계산해 가면서 청약통장을 보유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청약시장 경기가 좋지 않다"며 "굳이 목돈을 청약통장에 묶어두기보단 투자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이들이 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웅 사랑방부동산 과장은 "청약통장 해지가 많아진다는 건 실수요층에서 지역 신축 시장에 대한 전망이나 기대가 그만큼 낮아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며 "지금 같은 부동산 침체가 계속 이어질 경우 청약통장의 인기가 쉽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