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교제·가정폭력 급증, 현장종결 위주 수사 개선 시급

입력 2024.11.06. 18:01 수정 2024.11.06. 18:08

'교제 폭력', '가정폭력' 등 연인이나 가족 과 같은 지인 간에 발생하는 관계성 범죄가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경찰 출동 대부분이 현장 종결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보완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피해가 적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명확한 의사가 있는 경우 현장 종결 처리가 가능하지만, 이들 범죄가 대부분 반복적인데다 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질 위험성이 커 보다 체계적인 대응책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무등일보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광주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2023년까지 지난 4년간 광주 지역 교제폭력 112 신고 건수가 최고 두 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현장종결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제폭력이 2020년 979건에서 2023년 2천226건으로 2.3배 늘었고, 가정폭력도 2020년 4천645건에서 2023년 6천103건으로 1.3배가 증가했다.

문제는 이들 신고 대부분이 긴급출동이 필요한 '코드1' 상황인데도 광주 지역 신고 사건 절반 이상이 현장 종결 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응 매뉴얼 체계화 필요성이 절실한 실정이다. 최근 광주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코드 0~4 상황 중 코드1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광주경찰청은 출동 코드를 명시해달라는 무등일보 정보공개 청구에 "코드별로 통계를 관리하지 않는다"고 응답해 본청도 관리하는 통계를 아예 집계조차 안 하는 것으로 드러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정보공개 자료에 따르면 광주 경찰의 교제폭력 현장 종결 처리는 평균 55.92%에 달하고, 가정폭력도 2020년 55.5%(2천578건)에서 2024년 9월 54.4%(2천416건) 둥 평슌 51.35%에 달한다.

긴급출동을 요하는 '코드1' 상황의 광주지역 관계성 범죄 신고 60% 가까이가 현장종결 처리되는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더구나 광주경찰청이 코드 분류조차 않는 무책임은 어떠한 설명으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경찰의 신고 후 대처 미흡으로 피해자가 살해당한 2022년 서울 신당역 스토킹 살인이 스토킹범죄의 반의사불벌죄를 폐지시켰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교제폭력 등도 살인사건으로 악화되는 사례가 많은 만큼 대응 매뉴얼 마련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후진적 민생안전은 그만둬도 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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