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KS 직행' KIA, 이것 때문에 우승했다

입력 2024.09.18. 14:52 수정 2024.09.18. 15:02
취임 1년차 이범호 감독 ‘형님 리더쉽’
사상 최다 외인 5명 프런트의 비상대처
최대 120만 홈관중...열화와 같은 응원
프로야구 KIA타이거즈가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다. KIA구단 제공.

호랑이군단이 길고 길었던 패넌트레이스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은 프로야구 KIA타이거즈는 이제 12번째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올 시즌 137경기에서 83승 2무 52패를 기록하고 있는 KIA는 정규시즌 7경기를 남겨두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2017년 이후 7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KIA는 2022년 이후 2년만의 가을야구 무대에 선다.

12번째 통합 우승의 기회를 잡은 KIA의 올 시즌은 유독 순탄치 못했다. 마지막에 웃었지만 시작부터 삐걱대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KIA는 1월 29일 스프링캠프 출발 하루 전 김종국 감독이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자 경질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사령탑이 사상 초유의 공백을 빚은 KIA는 내부 승격으로 이범호 타격코치를 승진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당시까지 이범호 감독은 퓨처스 총괄과 타격코치를 임했지만 감독 경험은 전무한 상황이었다. 우승을 노렸던 KIA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가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다. KIA구단 제공.

결과적으로 이범호 감독은 '초보감독'이라는 세간의 시선이 무색하게 위기에서 팀을 잘 추스렸고 정규시즌을 지휘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양현종, 최형우 등 고참 선수들과 나이차가 적기에 원활한 소통을 장점으로 하는 '형님 리더십'을 선보였다.

양현종은 "감독님께서 '훈련에 편하게 임하고 그라운드에서 너희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주문하셨고 그게 시즌 내내 이어졌다"고 되돌아봤다.

이 감독은 부드러우면서도 냉철했다. 승부처라는 판단이 들면 간판선수도 교체를 감행했다. 상식 외의 플레이가 나오면 문책성 교체도 서슴치 않았다. 냉철한 판단으로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고 따뜻한 웃음으로 선수단의 마음을 추스렸다.

심재학 단장을 필두로 한 프론트의 전폭적인 지원도 KIA우승에 절대적으로 공헌을 했다.

KIA는 올 시즌 유독 선수들의 부상이 잦았다. 특히 그중에서도 외국인 선수들이 전열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럴 때마다 심 단장은 주저하지 않고 미국, 대만, 독립리그를 전전하며 용병 투수들을 수혈했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가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다. KIA구단 제공.

가장 먼저 1선발 역할을 기대하며 야심차게 영입했던 윌 크로우가 5월 팔꿈치를 부여잡고 쓰러지자 심 단장은 곧바로 캠 알드레드를 데려와 공백을 최소화했다. 또 알드레드가 9경기에서 3승2패 평균자책점 4.53으로 믿음을 주지 못하자 메이저리그 36승의 경력을 자랑하는 에릭 라우어를 데려와 1선발 역할을 맡겼다.

이렇게 순탄하게 흘러가는 듯 했던 선발진은 시즌 막판 또 다른 외인 제임스 네일이 타구에 턱을 맞는 큰 부상을 당하며 다시금 공백이 발생했다. KIA는 행정력을 총가동해 네일의 부상 이탈 4일만에 대만에서 뛰던 에릭 스타우트를 영입했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심재학(오른쪽)단장이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개막전서 박찬호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이렇게 올 시즌 KIA유니폼을 입은 외국인 투수만 5명이다. KIA는 여기에 267만 달러를 투자했다. 한화 약 35억5천600만원 상당. 심재학 단장을 필두로 한 프런트의 위기대처 능력이 없었다면 아무리 뎁스가 두터웠던 KIA였더라도 우승을 장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마지막 우승의 원동력은 '팬심'이다. '전통의 인기 구단'인 KIA의 팬심은 워낙 유명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예상을 뛰어넘는 뜨거운 응원이 선수단을 지원했다.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타이거즈와 SSG랜더스의 경기에서 KIA팬들이 함성을 지르고 있다.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KIA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는 69경기를 소화하며 117만7천249명의 팬들을 모았다. 평균 1만7천62명에 달했고 매진도 26번째로 역대 최다. 아직 KIA는 4경기를 더 홈에서 치를 예정이라 120만 관중을 넘어서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원정에서도 KIA는 34차례 상대 구장을 매진시켜 전국구 팬덤의 위용을 자랑하며 KBO 역사상 최초의 1천만 관중 달성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기본적으로 선수단의 성적이 났기 때문에 많은 팬들이 야구장으로 모였다지만 '10번 타자'인 팬덤의 열화와 같은 응원에 선수들이 더욱 흥이 나서 경기에 집중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렇듯 여러 박자가 맞아 떨어지며 KIA는 팀 역사상 7번째 정규리그 우승(전/후기리그 및 양대리그 제외)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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