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이런 큰 불은 처음" 금호타이어 화재에 인근 주민들 '공포'

입력 2025.05.17. 16:26
짙은 연기·탄 냄새에 주민들 고통
"화재 확산 걱정에 하루종일 불안"
"마트·빵집 등 냄새 배…개점휴업"
광산구, 마스크배부 등 대응 총력
16일 오전 7시11분께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불이 난 가운데, 인근 주민이 화재 현장에서 치솟는 검은 연기를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강주비 기자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다 덮고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빨리 불이 꺼져야 할 텐데…."

17일 오전 발생한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인해 공장 주변 일대는 순식간에 짙은 연기와 매캐한 냄새로 뒤덮였다.

갑작스런 화재 소식에 놀라 밖으로 뛰쳐나온 인근 주민들은 검은 연기가 치솟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파트 단지 안에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무슨 냄새냐", "불 난 거 아니냐"는 걱정 섞인 대화를 주고받았고, 일부는 휴대전화로 화재 현장을 촬영하거나 가족에게 전화해 상황을 공유하기도 했다.

골목에서 화재 현장을 바라보던 문성호(51)씨는 "탄 냄새와 사이렌 소리에 창문을 열었더니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며 "바람까지 불어 불길이 주택까지 넘어오는 줄 알고 많이 놀랐다. 다행히 불이 번지진 않았지만, 치솟는 연기를 보니 겁이 났다. 집 안에는 냄새가 다 밴 상태"라고 말했다.

주민 이성심(79)씨는 "아침에 쇼파에 앉아 창밖을 보는데 하늘이 어두컴컴하길래 처음엔 '비가 오려나' 싶었다. 그런데 냄새가 심상치 않아 나가보니 공장에서 불이 나 있었다"며 "이 아파트에 산 지 18년째인데 이렇게 큰 불은 처음 본다. 가슴이 덜컥했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온 동네에 퍼진 연기에 마스크를 쓴 행인들은 연신 기침을 했고, 골목에 주차된 차량들에는 검은 분진이 쌓였다. 상가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인근 마트 사장 김병안(70)씨는 "마트에 오는 손님마다 '이게 무슨 일이냐', '연기 때문에 목이 아프다'며 힘들어한다"며 "정육점도 함께 운영 중인데 고기나 다른 식품에 냄새가 밸까 걱정된다. 옆 세차장은 소방 당국의 요청으로 물 사용을 중단해 아예 영업을 멈췄다. 상가 피해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7시11분께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불이 난 가운데, 인근 주민이 화재 현장에서 치솟는 검은 연기를 바라보고 있다. 강주비 기자

동네 빵집을 운영하는 정영권(52)씨는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광주시와 함께 이틀간 빵 10%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인데, 행사 첫날 이런 대형 화재가 나 손님이 뚝 끊겼다"며 "하루 종일 청소만 하고 있다. 불난 집에 하소연할 수도 없고 답답한 심정이다. 원래 야외 테이블에 빵을 진열하는데 '까만 눈'이 내려 전부 안으로 들여놨다. 다른 상가들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도로 상황도 혼잡했다. 금호타이어 공장 앞 도로에는 소방차, 경찰차, 공무원 차량이 줄지어 들어섰고, 영광통사거리·송정한전 사거리·가천 삼거리·장록교 등 주변 교통이 통제돼 한때 차량 정체가 발생했다.

행정당국은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산구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직원 740여명을 비상근무에 투입하고, 화재 현장 반경 1km 내 아파트 38곳과 광주송정역을 중심으로 방진마스크 1만5천개를 배부했다.

또한 이재민 발생에 대비해 임시 거주시설 39곳을 확보하고, 응급 구호 물품도 부족하지 않도록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대기오염 측정 차량을 화재 현장 인근에 배치해 오염도를 측정하고 있으며, 영산강유역환경청 등과 함께 공장 외곽의 대기 오염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황룡강으로 유출될 수 있는 오염물질 차단을 위해 1차 펜스를 설치하고, 농업용수 유입 차단 조치와 함께 수질 측정도 진행 중이다.

앞서 이날 오전 7시11분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됐으며, 이 불로 금호타이어 직원 1명과 소방대원 2명이 부상을 입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2
후속기사
원해요
2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

사건사고 주요뉴스
댓글2
0/300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