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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의존증이 심해 입원 치료를 요구한 아내를 살해한 60대 남편이 항소심에서 형량이 늘었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이의영)는 13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16일 오후 7시께 광주 북구 한 아파트 3층과 4층 사이 계단에서 아내 B(58)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아내가 '병원에 입원해 알코올 치료를 받아라'고 요구하자 잔소리를 한다며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공직생활을 하다 뇌졸중으로 인해 장애 1급 판정을 받은 뒤 직장을 잃자 술에 의존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외벌이로 생계를 책임져온 아내 B씨와 알코올 의존 문제로 잦은 말다툼을 벌였다.

A씨가 금주 각서를 쓰고 다시 술을 다시 입에 대자 부부 간 갈등은 심화됐다.

재판부는 "30년 넘게 결혼 생활을 한 아내를 흉기로 살해해 죄질이 나쁘다. 자녀들도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뇌졸증 발병으로 장애 판정을 받고 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점, 우발적 범행인 점, 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