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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칼럼] 광주 도심광장 활성화로 새로운 도시 비전 모색

@남승진 광주광역시 동구 총괄건축가 입력 2024.11.14. 18:20
남승진
(광주광역시 동구 총괄건축가)

광주 동구에서 매년 열리는 충장축제가 지난 10월 2일부터 6일까지 성황리에 치러졌다. 광주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느껴볼 수 있고 광주의 문화와 정서를 다시 한번 만끽해 보는 기회였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과 볼거리들이 풍성한 충장축제를 만들었다.

축제 기간 동안 어린 자녀들과 함께한 가족들, 또 연인들과 청소년들이 자동차가 없는 금남로와 5·18민주광장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거닐어 보는 것도 흔하지 않은 경험이었으며 즐거움과 행복한 모습이었다.

시민들이 금남로와 충장로, 그리고 5·18민주광장을 걸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보행환경의 가치가 새삼 다가왔으며 시민들이 문화와 예술,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도심 광장의 필요성도 느낄 수 있었다.

충장축제 이후에도 크고 작은 축제와 이벤트, 버스킹 등 다양한 행사들이 5·18민주광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행사 내용에 따라 공간 면적이 좁기도 하고 통행에도 불편함이 있어 보다 넓고 편안한 광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도시광장은 모든 시민들에게 열린 공공공간이며 이벤트·축제·공연·쇼핑·산책 등을 통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장소로 지역 커뮤니티 형성에 도움을 주고 광장 주변 상권의 활성화와 매력적인 관광 명소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자동차 중심의 도시에서 걷기 편한 보행자 중심의 안전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도 한다.

이처럼 광장은 단순한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도시의 활력을 증진시키는 삶의 요소로 작용하여 도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적·환경적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충장축제는 광주의 도심광장을 활용하여 사람들 간의 소통을 강화하고 지역의 경제와 문화적 활성화를 이끌어 내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유럽의 대표적인 산 마르코광장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유명한 광장 중 하나로 매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광장 주변에는 산 마르코 대성당 등 상징적인 건축물이 있고 고급 상점과 전통적인 카페가 있어 관광객과 현지인 모두가 즐겨 찾는 장소이기도 하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마요르광장은 3층 높이의 스페인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로 둘러싸여 있으며, 중앙에는 넓은 공간이 있어 다양한 이벤트와 축제가 열리는 장소이고 주변에는 카페, 레스토랑, 상점들이 즐비해 있어 마드리드의 문화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유럽의 도시광장은 주민들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다양한 문화와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활동의 중심지로 발전해 왔다. 또 광장 주변의 건축물, 쇼핑몰, 카페 등이 어우러져 많은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한 매력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어 지역의 정체성을 홍보하기도 하고 지역 경제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광주 도심에서 치러지고 있는 충장축제를 비롯한 크고 작은 많은 행사에 광주시민과 방문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심광장의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안의 하나로 금남로1가부터 금남로3가까지, 그리고 5·18민주광장을 연계한 광주의 도심광장을 확대 조성하는 것으로 이에 대한 의견은 이전부터 제시되었다. 그렇지만 공론화가 이루어지지 못한 채로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이제는 시대의 흐름과 광주 도시정책의 변화, 광주의 새로운 생활문화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시 한번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한다. 유럽의 광장들에 많은 관광객이 모여들어 그 지역의 문화와 정서를 만끽하는 것처럼 광주의 도심광장이 5·18민주광장과 함께 새롭게 확대 조성되기를 제안하고자 한다.

이 광장이 민주화 성지의 의미와 함께 남도의 문화와 멋을 자연스레 체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공간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한다. 또 광주광역시가 구상하는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중심)도시와도 맥락을 같이 할 것이다.

물론 이렇게 새로운 광장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승용차와 시내버스 등의 교통계획이나 금남로 주변 건축물로의 차량 진입의 문제, 지하층의 용도 변경, 도로와 보도의 단차 문제 등 많은 과제도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항구적인 광장 조성이 어렵다면 단계적 조성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초기 단계에서는 일정 요일(토, 일)과 시간을 지정하여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시민들이나 방문객들은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광주광장을 찾아오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항구적인 광장은 추후 논의와 공감대를 가지고 점차적으로 조성해 나가면 좋을 듯 하다.

이와 같이 도심 광장 확대 조성은 침체 가능성을 가진 도심 상권의 회복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 2030년까지 롯데아울렛 광주수완점 복합몰, 더현대광주, 신세계백화점 확장, 어등산스타필드 등 대규모 쇼핑몰이 들어설 예정이고, 2031년까지는 총 사업비 1조5천790억을 투입해 상무지구에 청년 일자리와 주거, 상업, 문화 등의 도심융합특구가 개발 예정이다.

이러한 대형 개발사업으로 인해 기존 충장로와 금남로 일대의 상권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도심부에 매력적인 도시공간을 조성하는 것은 차별화된 지역 활성화 전략으로 필요하다.

광주 도심광장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자부심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광주 시민공동체를 활성화하고 광주의 새로운 도시 비전의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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