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출신 '셔틀곡 천재소녀' 안세영이 세계 정상에 올랐다.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간판 안세영(21)이 124년 역사의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1세에 이미 세계 정상에 오른 안세영이기에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여자 단식 세계 2위 안세영은 19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2023 전영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4위 천위페이(중국)에 2-1(21-17 10-21 21-19)로 이겼다.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에 그쳤던 안세영은 1년 만의 재도전 끝에 우승에 성공했다. 아울러 안세영은 한국 선수로는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전영오픈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2002년생인 안세영은 어려서부터 셔틀콕 신동으로 불렸다. 안세영은 광주 풍암초와 광주체중·광주체고에서 라켓을 잡고 배드민턴에 입문했다.
2015년부터 주니어 국가대표로 활약한 안세영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연속 요넥스 코리아 주니어오픈 여자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에는 단식과 복식 2종목을 석권했다.
안세영은 2016년 주니어 4개 대회에 출전해 단식은 모두 우승하고 복식에서도 우승 2회와 준우승 2회를 차지할 정도로 탁월한 기량을 선보였다.
2017년 중학교 3학년이었던 안세영은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해 현역 국가대표 선수들까지 모조리 꺾고 7전 전승을 기록하며 국가대표로 발탁돼 배드민턴계를 놀라게 했다. 중학생이 선발전을 거쳐 국가대표가 된 것은 안세영이 처음이었다. 이때부터 안세영에게 배드민턴 천재소녀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국가대표가 된 안세영은 2018년부터 각종 국제 대회에서 성적을 내며 성인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2019년부터는 국제배드민턴연맹 월드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오픈에서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을 꺾고 우승한 데 이어 코리아 마스터스 대회에서는 대표팀 선배 성지현을 누르고 우승했다.
안세영은 202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세계 최강자들과 승부를 벌이기 시작했다. 안세영은 월드투어 메이저 대회와 2020 도쿄올림픽 등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천위페이(중국), 허빙자오(중국), 타이쯔잉(대만) 등 세계 최강자들을 상대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거듭된 패배를 통해 더 강해진 안세영은 올해 들어 한 단계 발전했다. 안세영은 올해 열린 5개 대회에서 모두 결승전에 올랐다. 안세영은 말레이시아오픈 준우승, 인도오픈 우승, 인도네시아오픈 우승, 독일오픈 준우승에 이어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에서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은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안세영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줬다. 안세영은 본인도 이번 우승의 의미를 알고 있다. 안세영은 결승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제 커리어에 한 획이 그어졌다. 제 자신이 자랑스럽다"며 "또 한 단계 성장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층 성장한 안세영은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내년 파리 올림픽에서도 유력한 금메달 기대주가 될 전망이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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