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의 대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장애인 의무고용을 기피하고 채용 대신 부담금을 납부하는 구조적 병폐가 심화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장애인 고용 비용과 미고용 부담금의 차이가 고작 2만 원에 불과해 법이 허점을 노출하고 있어 관련 법 정비가 절실한 것으로 지적된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의무고용 불이행 사업주 명단은 이처럼 돈으로 의무를 때우는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번에 공표된 광주·전남 지역의 미이행 사업장은 광주은행, 금호피앤비화학 등 유수의 대기업과 지자체·공공기관을 포함해 총 17곳에 달한다. 이들이 장애인 채용 대신 부담금 납부하며 법의 취지는 무력하게하고 있다.
이러한 ‘배짱 미이행’의 근본 원인이 법의 미비로 지적된다. 기업이 장애인을 고용할 때 시설 개선 등으로 지출하는 월평균 추가 비용은 123만 7천 원인 반면, 미고용에 따른 부담금은 125만 8천 원이다. 고작 2만 1천 원에 불과하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복잡한 채용 절차를 밟느니 단돈 2만 원을 더 내고 처리하는 편이 훨씬 이득인 셈이다. 제도가 합법적인 도피처를 제공하는 꼴이다.
여기에 “장애인은 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직장 내 뿌리 깊은 편견도 문턱을 높인다. 직장인의 76%가 한국 사회를 장애인이 일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평가한 조사 결과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정부는 3년 연속 불이행 사업체를 구분 공표하는 등 책임을 강화하겠지만 현실적 대책은 불가능해보인다. 상습 위반 대기업에는 부담금을 가중 부과해 경제적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고, 고용 시설을 구축하는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은 시혜가 아닌 사회적 책무다. 정부의 과감한 제도 개혁과 기업의 인식 전환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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