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정부의 상징적인 국가균형발전 정책인 공공기관 이전이 편법과 꼼수가 난무한, 사실상 허울뿐인 이전으로 드러나 대책이 시급하다. 공공기관이 정부 정책을 비웃고 꼼수로 이전 시늉만 내고, 관련 기관은 이를 나 몰라라 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편법을 방조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나주 혁신도시를 비롯한 광주·전남 지역 공공기관 중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본사 현원 대비 88.7%가 수도권에 잔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기관 이전이라 하기에도 민망할 지경이다. 한국전력과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8개 기관 597명이 아직도 수도권에 잔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대적인 국가사업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꼼수’로 공공기관이 나서 지방 분권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대책이 절실하다.
이처럼 핵심 인력과 기능이 여전히 수도권에 똬리를 틀고 있는 현실은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얼마나 부실하게 관리돼 왔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보다 체계적인 점검과 구체적인 대응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이같은 정부 공공기관의 기만행위는 심각한 세금 낭비로도 이어진다. 수도권 잔류 인원이 가장 많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임차보증금 100억 원에 연간 임차료 21억 원을 지출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서울 부동산 자산 가치는 2천88억 원에 달하며, 특정 기록원 관리비로만 매년 10억 원씩 새 나간다. 지방 소멸을 막자고 내려간 기관들이 정작 뒤로는 서울에 비싼 방세를 내며 세금 낭비의 주범이 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더 심각한 것은 상당수 기관이 지방시대위원회의 정당한 심의나 승인조차 거치지 않은 채, 미승인 상태로 과도한 인력을 서울에 잔류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위원회의 무능과 이전 기관 직원들의 서울 선호가 결합된 야합의 결과로, 대통령이 일전에 공공기관 운영의 문제점과 무늬만 이전을 지적한 것도 바로 이러한 구조적 태만을 꼬집은 것이다. 공공기관들의 이같은 일탈은 책임부처의 봐주기와 무능이 만들어낸 반사회적 범죄나 다름없다.
공공기관이 꼼수와 편법으로 국가정책을 정면으로 위배해왔다는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무엇보다 지금껏 이같은 방만한 행태를 사실상 묵과해온 정부의 무능에도 심각한 배반감을 거둘 수 없다. ‘5극3특’이라는 국토균형발전의 대장정에 나선 이재명 정부에서까지 편법과 꼼수가 난무해선 안 될 일이다.
정부와 지방시대위원회의 책무가 막중하다. 이제라도 전수조사를 하고 강력한 제재 등을 통해 지방 이전의 취지를 살려, 허울뿐인 국가 균형 발전의 단추를 바로잡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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