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사설] 몰표의 엄중한 청구서···‘성공’으로 균형발전 선도해야

무등일보
업데이트 2026.06.04. 00:21

제9회 6·3 전국동시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는 대한민국 정치 지형의 거대한 대전환을 선포하고 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중 11곳에서 압승을 거둔 것은, 윤석열의 12·3 내란이라는 역사적 격변을 딛고 출범한 이재명 정부에 힘을 실어 국정을 안정시키겠다는 국민적 열망이 응집된 결과다. 이 거대한 흐름의 최전선에서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역사상 최초로 치러진 전남광주특별통합시장 선거에 80%에 육박하는 압도적 몰표로 응답했다.

이번 몰표는 관성적인 지역주의의 발현이라기보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성공과 국가균형발전의 핵심인 ‘5극 3특’ 구상을 호남이 주도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산물이자 당부다. 호남 유권자들은 몰표로 정부에 강력한 정당성을 부여했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가장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는 광주·전남의 이 압도적 지지는 역설적으로, 새 정부와 민주당 중앙당을 향해 지역 발전의 확실한 성과를 당부하는 강력하고 엄중한 청구서이기도 하다.

지역 정치의 극심한 사막화 위험

그러나 이 화려한 몰표에는 지역 정치의 어두운 그림자가 녹아있다. 압승이라는 외형적 성적표 뒤에 가려진 민낯은 서늘한 위기감을 안긴다. 최종 투표율에서 전남은 기초단체장 격전지들의 치열한 경쟁에 힘입어 65.7%로 전국 17개 시·도 중 1위를 기록했으나, 광주는 54.3%로 전국 꼴찌라는 불명예를 다시 안았다.

사전투표에서 전국 3위(27.83%)를 기록하며 뜨겁게 달아올랐던 열기는 본투표로 이어지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광주 서구청장과 남구청장 선거에서는 투표도 치르지 않은 무투표 당선이 이뤄졌고, 통합특별시의원의 무려 38.5%(80명)가 투표도 없이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이 모든 무투표 당선자는 민주당 소속이다. 민주당의 일당 독식과 경쟁이 사라진 정치적 사막화의 심각한 폐해다.

광주의 전국 최저 투표율은 민주당 독주 체제가 일찌감치 굳어지자 유권자들이 “투표할 이유가 없다”며 돌아선 차가운 등돌림이다. 후보자의 얼굴도 공약도 알 수 없는 ‘깜깜이 선거’를 강요당한 시민들이 ‘투표 거부’라는 방식으로 민주당의 오만한 하향식 공천과 일당 독점 구조에 매서운 경고를 보낸 것이다. 이는 80% 몰표가 ‘뜨거운 지지’가 아니라 ‘대안 부재’가 만든 착시일 수 있음을 경고한다.

거대 권력의 책임과 상생 시험대

이처럼 절반에 가까운 유권자의 외면 속에서 출범하는 초대 광주통합특별시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지방의회까지 민주당이 싹쓸이한 상황에서, 견제 없는 거대 행정 권력이 자칫 자만과 독선에 빠진다면, 그나마 형해화된 지역 민주주의는 고사할 수밖에 없다. 전국 최저율 속 80% 몰표는 면죄부가 아니라, 한 치의 오만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매서운 채찍이자 감시망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광주와 전남이 행정적으로 하나가 되어 치른 첫 역사적 이정표다. 당선인은 이제 어느 한 지자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수장이 아니라, 광주·전남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생태계의 리더’로서 자질을 증명해야 한다. 그동안 시·도 간 첨예하게 대립해 온 군공항 이전 문제 등 해묵은 난제들을 풀어갈 솔로몬의 지혜와 고도의 갈등 조정 능력이 요구된다. 내부의 상생과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거대 통합시는 출범과 동시에 내부 갈등의 늪에 빠질 위험이 크다.

여하간에 광주통합특별시는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 앞에 서 있다. 이번 통합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광역 단위의 행정통합이자,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가 생존 전략인 ‘5극 3특, 국가균형성장’ 구상의 최전선이다. 한 나라의 재정과 금융, 인재를 송두리째 집어삼키는 망국적인 ‘수도권 블랙홀’을 깨트리고 다극 체제를 완성할 유일한 대안이자 미래다.

첫 통합시장과 지자체, 정부의 책무가 실로 막중하다. 당선인과 지역 정치권은 이재명 정부에 보낸 80% 몰표라는 강력한 정치적 지분을 지렛대 삼아, 중앙정부와 민주당 중앙당을 향해 당당한 ‘지분 청구서’를 발행해야 한다. 인공지능(AI)·미래차 산업 등 지역의 미래를 바꿀 핵심 숙원 사업들을 중앙 정치 무대에서 강력하게 관철해 내야 한다.

5극 3특의 최전선, 성공은 책무

이 모든 거대한 정치적 승리와 역사적 행정통합의 나아갈 길은 청년들이 머무를 수 있는 도시다. 압도적 신뢰가 무색하지 않도록, 청년들의 삶을 지키고 지방을 살리겠다는 시대적 약속을 이재명 정부와 통합시가 온전히 실천하기를 당부한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

사설 주요뉴스
댓글0
0/300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