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1조원 규모로, 전 생애주기별 지원체제로 지역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아우르는 창업 투자생태계 강화를 다짐하고 나서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건은 투자 규모 자체가 아니라, 창업이 실제 성장과 시장 확장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했는가에 있다. 그런 점에서 시의 이번 정책은 기존 지자체 창업 정책과 달리 실질적 지원과 성장에 포커스를 두고 있어 주목된다.
이번 정책의 출발점은 투자 방식의 전환이다. 광주시는 기존 펀드를 단계적으로 1조원까지 확대하는 동시에 초기 진입용 펀드와 기술 고도화·확장용 펀드를 분리 조성한다. 이는 창업 초기와 도약 단계의 자금 수요를 하나의 틀로 묶어왔던 관행에서 벗어나, 성장 단계별로 다른 투자 논리를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자금의 성격과 투입 시점을 명확히 함으로써, 창업기업이 겪어온 자금 공백과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현실적 접근이다.
'예비-초기-도약-G유니콘'으로 이어지는 창업 성장 사다리의 명문화는 정책의 방향성을 더욱 분명히 한다. 각 단계별 대상 규모와 지원 방식을 수치로 제시하고, 특히 G유니콘을 정책 목표 단위로 설정한 점은 이례적이다. 이는 단순히 창업기업 수를 늘리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지역을 대표할 선도 기업을 끝까지 키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창업 지원'이 아니라 '창업 생애주기 관리'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증 정책 역시 구조적으로 강화됐다. 자율형·시민체감형·솔루션형으로 유형을 나눈 실증 프로그램과 공공기관·병원·대학·공기업을 상시 파트너로 명시한 체계는, 기술 검증을 일회성 시범사업이 아닌 사업화의 필수 관문으로 끌어올린다. 도시 전반을 실증 무대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은 창업기업에 신뢰 가능한 이력을 제공하고, 이는 곧 민간 투자와 시장 진입의 자산으로 작동한다.
여기에 3천13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육성자금과 해외시장개척단, 글로벌 전시회 연계까지 더해지며 금융과 해외 판로도 성장 단계에 내장됐다. 과거처럼 창업 지원과 금융·수출 정책이 별도로 존재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투자-실증-성장-확장을 하나의 경로로 묶은 점이 이번 정책의 핵심이다.
남은 것은 실행력이다. 펀드 운용의 전문성과 실증 결과의 사업화 연계, 성장 단계별 정책 간 연동이 현장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이 구상은 완성된다. 광주시의 이번 선택이 '지원하는 도시'를 넘어 창업을 끝까지 완주시키는 도시로 나아가는 분기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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