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가 독립투사 후손인 고려인들의 고단한 현실이라는 역사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국내 거주 고려인들이 여전히 '외국인'이라는 불안정한 신분으로 취업전선에서 배제되고,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사회안전망에서마저 배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이 시급하다. 특히 이재명정부가 국가 정통성을 바로 세우고 국민 통합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독립투사 후손들이 내몰린 고국의 가혹한 현실은 결코 그냥 넘길 수 없다.
광주시가 지난 2013년 전국 최초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해 동포를 품었다. 허나 국가의 법과 제도는 이들을 '이방인'으로, 배제와 차별의 그늘로 내몰고 있다.
공동체는 이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이는데 국가가 이들을 선 밖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광복 80주년을 맞는 지금, 이 모순을 직시해야 한다.
현재 국내 체류하는 고려인은 약 9만 명, 이 중 7천여 명이 광주 고려인마을에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재외동포(F-4) 비자로 체류하는 '외국인' 신분에 묶여있다.
이 비자는 취업 제한 등으로 안정적 정착에 족쇄다. 또 세금 납부 의무는 부과하면서 각종 재난지원금이나 민생회복 지원 등에서는 배제되는 등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더욱이 이같은 구조적 차별과 배제는 국가 정체성은 물론,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철학과도 맞지 않다.
이 대통령은 현충일 기념사에서 "얼룩진 역사를 지우고 독립운동가를 폄훼하는 퇴행을 막겠다"며 '독립운동 정신 계승'을 최고의 보훈이라 강조했다.
이처럼 국가의 뿌리를 독립운동에서 찾는 것은 우리 사회의 보편적 정서다. 이 나라가 독립투쟁 후손들에게 가하는 차별과 배제를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그들의 고통을 방치하는 것은 자기기만이다.
정부와 국회는 고려인에 대한 처우 개선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길 당부한다.
선조들의 희생의 대가로 오늘의 평화를 누리면서, 합당한 존중 없이 그들에게 시혜적·감성적 동정이나 하는 행태는 무도의 극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주시 조례가 지역 차원의 시작이었다면, 이젠 국회와 정부가 응답할 차례다. 불안정한 신분에 따른 차별적인 취업 제한을 해소하고 사회안전망 안으로 품는 실질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이들의 후손이 더 이상 눈물 흘리지 않을 때, 비로소 해방이 완성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남광주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