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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사설] 오월을 월계관으로···헌법의 광장으로 함께 세워야

@무등일보 입력 2025.05.15. 18:21
오월, 헌법으로 완성해야 …민주공화국 시간 지금부터

오는 18일로 5·18민주화운동이 45주년을 맞는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후 첫, 윤석열 내란과 탄핵 이후 처음 맞는 기념일이다.

45년의 오월은 더 이상 과거에 대한 추모가 아니다. 아픈 상처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헌법적 주체로 거듭나는 시간이다. 역사와 정치, 시민과 문학, 광장이 중첩되고 넘나드는 특별한 시공간이다.

올 45주년은 각별하다. 내란이라는 역사적 비극과 무혈혁명으로 이룬 헌정 회복이 교차한다. 전두환이 계엄군을 동원해 총칼로 국민을 학살한 1980년 광주, 윤석열이 반헌법적 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를 침탈한 2024년의 서울. 45년의 시공간이 중첩된다.

과거 광주는 극단적으로 고립됐지만, 2024년 서울은 전국이, 전 국민이 광주였다. 너나없이 국회로 달려가 맨몸으로 탱크를 막아섰고, 일부 군인들은 발포 명령을 거부하며 민주공화국의 생명을 유지했다.

12·3 내란을 넘어선 2025년의 '오월'은 그렇게 대한민국 민주공화국 재정립의 장으로, 제 모습을 드러낸다. 무려 45년 만에서다.

12·3 내란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치명적 함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무도하고 무능한 한 권력자가 마음 내키는 데로 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를 침탈했다. 일부 정치군인과 이익카르텔의 행정 권력이 적극 가담, 복무했다. 사법부까지 참전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윤석열 내란은 국가 시스템의 끔찍한 이익카르텔의 실체를 드러냈다. 그 벼랑 끝에서 국민들은 광주가 안고 온 헌법적 교훈으로 다시 일어섰다. 광주의 불행이 국민들 스스로 헌법적 주체로 깨어나는 출발점이 됐다. 윤석열 내란을 무혈 진압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45년 전 광주였다.

5·18이, 광주가 이 나라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 치른 참혹한 대가가 역설적으로 2024년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을 구한 것이다.

고립되고 왜곡돼온, 아픈 45년이 윤석열의 반헌법적 내란으로 역설적으로 민주공화국의 헌법적 주체로 부활한 것이다. 반인륜적 기득권과 이익 카르텔이 폄훼·왜곡해온 5·18이 마침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원형으로, 헌법의 중심으로 살아오른 거이다.

올 초 5·18기념재단이 실시한 국민 인식조사에서 12·3 내란 이후 5·18에 대한 인식이 더 긍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18이 더 이상 광주만의 고통이 아니라는 것을, 내란을 진압한 국민 기억 속에 헌법적 자산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5·18이 민주공화국을 지탱하는 시민의 근거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광주가 국민 생존의 언어로, 이 나라 민주주의의 뼈대로 부활 한 것이다.

이 부활이 정서적 공감을 넘어 헌법적, 실체적 언어로 자리 잡아야 한다.

5·18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은 민주공화국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국민 명령이자 이처럼 절체절명의 과제다.

정치권의 책무가 막중하다. 6·3 대선을 앞두고 광주에 집결한 여야 대선 후보들의 태도가 주목되는 이유다.

당선이 유력시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말할 것도 없고,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을 반대했던, 한때 여당이었던 국민의 힘 김문수 후보, 생물학적 젊음을 내세우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진보 진영의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 등의 공약을 주시한다.

이번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는 12·3 내란 때 서울로 서울로 몰려든, 맨몸으로 탱크를 막아낸 국민을 배반하는 일이요, 헌법을 부정하는 행태나 다름없다.

과거처럼 광주를 장식용으로, 소모품으로 소비해선 절대 안 될 일이다. 내란수괴 윤석열도 5·18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을 공약하는 등 광주를 브로치로 소비했다.

45주년 기념식을 맞는 광주 시민들은 만감이 교차한다.

5·18 기념식은 사실상 박해의 상징 공간이기도 했다. 역대 보수 대통령들은 참석을 회피하거나, 노래 하나 마음껏 부르지 못하게 하는 저급한 만행을 자행했다. 상처입은 국민에게 2차, 3차 가해를 저지른 것이다. 그것도 공식적으로.

올 45주년은 그 광주가, 스스로 민주공화국을 구한 국민들과 함께 이 나라 민주주의를 세우는 헌법의 광장으로 거듭나는 순간이다. 오월 광장이 국민 모두의 민주공화국 선서를 다지는 광장으로 거듭나는 시간이다.

45주년 오월이 상처를 넘어 약속의 시간으로, 광주의 시간이 대한민국의 헌법으로 부활하길 기대한다.

내란의 상흔 위에 민주공화국의 미래를 세우는 일, 그것이야말로 12·3 내란을 막아낸 국민이 정치인들에게 내민 준엄한 헌법적 청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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