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전남 한 장례식에서 엄수된 발인식을 끝으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179명이 그리운 가족 품에서 영면에 들었다. 참사 희생자들은 사고 이튿날인 지난달 30일부터 수습을 마치고 유족에게 차례로 인도됐다.
지난 3일 10명의 발인식을 시작으로 4일 12명, 5일 22명, 6일 37명, 7일, 80명, 8일 16명 등 1주일간의 장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희생자가 가장 많은 광주·전남은 물론 서울과 경기 등 전국 각지에서 장례가 치러졌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생이별을 맞이한 유가족의 슬픔을 아는지 하늘에서도 하염없이 눈이 쏟아졌다. 유가족협의회는 사실상 마지막 배웅인 오는 18일 합동 장례식만 남겨둔 상황이다. 이렇듯 희생자들의 장례절차는 마무리됐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 전날까지 사고 현장에서 수거된 유류품은 1천219점으로 이 가운데 소유자가 확인된 유류품은 394점뿐이다.
정부는 이 중 345점을 유가족에게 전달했고, 소유자 식별이 어려운 나머지 유류품들도 유가족 확인을 거쳐 돌려주고 있다. 소유주가 확인이 안 된 유류품 825점에 대해 10일까지 유가족 확인 후 반환할 예정이다.
참사 원인 규명 작업도 분주하다.
국회는 전날 본회의를 열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안건을 처리하는 등 특위를 가동했다.
또 유가족을 두 번 울리는 악플러에 대한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사이버 악성 게시글·영상 163건을 사자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조사·수사 중이다.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 더없이 중요한 일임을 모르는 이는 없다. 하지만 이미 발생했고 너무나 많은 이들이 안타깝게 희생됐다.
세월호 침몰 사고와 이태원 참사가 아직도 생생한데 보란 듯이 대형참사가 또 발생했다.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비극을 겪지도, 지켜보지 않아도 되도록 조속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