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습관 변화와 쌀 수확량 증가로 매년 수확때마다 쌀값 폭락 사태가 재연되고 있어 정부차원의 장기전략이 절실히 요구된다.
벼 수확이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산지 쌀값이 5년 내 최저선을 기록하는 등 또다시 극심한 가격폭락의 수렁에 빠지고 있다.
농민들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쌀값 폭락을 대책없는 정부 정책실패 때문으로 규정하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
전남도 등에 따르면 산지 쌀값은 한 가마(80㎏)에 18만 원대로 떨어지는 등 정부 목표인 20만 원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18만2천70원으로 지난해 동기(20만1천384원) 대비 9% 하락한 수치이자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18만3천124원, 2021년 20만9천9천928원, 2020년 21만2천748원 등 최근 5년 새 가장 낮은 가격이다.
이같은 원인은 쌀 재고량과 늘어난 수입량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생산량까지 35만t 이상이 재고로 쌓여있는 상황에서 올해 30만t 넘게 들어온 수입쌀도 햅쌀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올 쌀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65%나 늘어난 양이다.
게다가 생산비 증가와 최근 각종 병충해가 확산되면서 농민들은 2중·3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농민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다. 농민단체는 정부가 약속한 '한 가마(80㎏) 20만원' 등 쌀값 보장을 요구하며 거리 투쟁에 나섰다. 전농 광전연맹, 전여농 광전연합, 쌀협회 광전본부 등은 쌀값 폭락의 주원인을 수입쌀로 지목하고 13일 오후 나주 aT본사에서 집회를 가졌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전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농정 혁신 촉구 농민 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다. 한농연은 자연 재난 증가, 대외 개방 확대, 인구구조 변화 등 급격한 경제·사회 변화 속에서 220만 농민이 안심하고 농업생산 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정치권에 촉구했다.
농림축산부는 지난달 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15일께는 추가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한다.
매년 반복되는 쌀값 논란에 지켜보는 국민들의 피로도도 폭증할 지경이다. 과학영농시대에 이게 무슨 후진적 되돌이표라는 말인가.
농민들의 요구는 국민상식선에서도 너무 당연한 정부 책무에 가까운 것들이다. 식량 안보차원에서라도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근본적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언제까지 국민세금으로 생산량을 사들여 수급조절하는 천수답식 대책이나 하겠다는 건가. 정부의 각성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