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반도체로 불리며 수출 효자품목으로 자리매김한 김의 안정적 생산과 수출 확대 등 장기적인 '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남도가 추진하는 국립 김산업진흥원 설립이 절실히 요구된다.
최근 해외를 중심으로 김밥 등 김에 대한 선호도가 폭증하며 김산업이 새로운 효자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줄면서 김 수급이 국민 밥상물가를 위협하는 지경으로 김산업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같은 흐름에 대응하겠다며 지난 31일 '김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놨으나 생산량을 늘리는 등 수급 안정화에 머물고 있어, 신품종 개발 등 근본적 대응전략을 확보할 수 있는 국립 김산업진흥원으로 경쟁력을 강화해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생산량도 정부 견해차가 크다. 전남도가 연간 생산량(1억 5천만 속)의 10%가량의 추가 생산을 위해 6천㏊ 규모의 양식장 확대에 나섰지만 해수부는 기껏 2천700㏊만 확대하겠다며 전남에 단 1천658㏊만 배정한 상태다.
핵심은 세계인들의 선호도를 유지하고, 김 산업을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 의지다. 이를 위해서는 신품종 개발 등으로 김 산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김 산업의 기간산업화를 추진하는 국가기관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전남도에 따르면 김은 지난 2014년 이후 연평균 12.5%의 성장률을 보이며 지난해 농수산식품 역사상 단일품목 수출 1조 원을 달성하며 수산식품의 기간산업화 필요성을 예고했다. 이를 위해서는 해수 온도 상승에 대응할 새 품종 개발을 개발하고, 가공·유통·수출·마케팅, 관측·분석, 해양환경 등 각 기능별로 여러 지역의 다양한 기관에서 분산 연구하고 있는 김산업 관련 기관들을 일원화·종합해서 컨트롤타워로, 통합지원 플랫폼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해양수산부와 기획재정부는 '단일품목의 국가 기관화 사례가 없다'는, 전근대적인 관행으로 일관하고 있어 김산업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당장의 성과에 급급하지말고 '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당장 김산업진흥원 설립을 서두르기 바란다.
1조1천억원으로 추정되는 인삼공사가 8개 전문 연구기관에서 50여 명의 전문인력이 연구하는데 반해 1조4천억 원 규모의 김을 단 5명의 연구사가 연구하는 것은 형평에도 어긋난다. 노르웨이가 연어를 국가 기간산업으로 집중 관리하면서 16조원 규모로 키운 사실을 주목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