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비명계 인사들이 한목소리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 석방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당 안팎 불안감 등이 계파 간 갈등을 겪던 이 대표와 비명계를 한자리에 모이게 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 제안으로 서울 광화문 민주당 천막 농성장에서 열린 '국난 극복을 위한 시국간담회'에 비명계 잠룡으로 꼽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자리는 윤 대통령 석방 후 국가적 위기와 국민의 혼란이 커졌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계파를 떠나 이를 극복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들은 윤 대통령 석방으로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헌재가 조속히 탄핵 인용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대표는 "계엄 선포는 한국판 킬링필드를 만들려 한 것이자, 21세기 선진국인 대한민국에서 군정 통치를 하려 한 것"이라며 "이 상황은 끝난 게 아니라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만약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 말처럼 탄핵이 기각돼 (윤 대통령이) 다시 직무에 복귀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 앞으로 대통령은 아무 이유도 없이 국민을 계몽시키기 위해 필요할 때 아무 때나 군을 동원해 계엄을 선포해도 된다는 말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저희도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분명한 건 최소한의 기본, 국민 모두가 합의한 이 나라 최고의 법률보다 더 높은 헌법이라는 기본 질서는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지난 9일부터 단식 농성 중인 김경수 전 지사는 "지금은 대통령이 파면되느냐, 대한민국이 파멸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광화문을 민주주의의 광장, 승리의 광장으로 만든 국민의 힘으로 헌재를 보호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탄핵을 이끌 수 있게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빨리 헌재에서 정상적으로 헌정 질서를 회복할 수 있는 탄핵 결정이 나길 기다리고 있다. 더 이상 방치하고 미루면 내전 상태가 될 것 같다는 두려움 때문에 이 자리에 모였다"며 "각자 위치에서 주변 한 사람, 한 사람의 정성을 모아 반드시 윤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 탄핵이 이뤄지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박용진 전 의원은 "합법적이고 안전하게 미친 자에게서 운전대를 빼앗고 대한민국이 버스에서 내리게 할 의무는 헌재에 있다"며 "헌법재판관들이 손톱만큼의 애국심이 있으면 하루빨리 탄핵 인용을 결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광재 전 총장도 "오늘 이 자리는 민주당부터 하나가 되는 날"이라며 "윤석열 파면을 이루고 대한민국이 하나 되는 나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종석 전 실장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더 확실하게 국민 속에 뿌리내리고 중심을 잡아주길 부탁드리고 모두가 한뜻으로 마음을 모아가겠다"고 힘을 보탰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서 '국민 불안·공포를 해소하기 위해 단결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민주당의 역할이다'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대표에게 '국민들이 보시기에 당이 잘 단합돼 있고, 힘 있게 움직일 수 있는 대오를 잘 형성해달라'는 주문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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