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와 정치구조 개편 “선택권 배제 고착화 끊어야”

임창균 기자
업데이트 2026.05.06. 08:00
■민주주의 심장 광주·전남 박탈 당한 선택권
전문가들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한목소리
장기간 지역주의 구조가 텃밭 상태 고착화
‘당원 권리 강화’ 명분에 통합시 경선 방치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향배가 걸린 첫 통합시장 선거를 앞두고, 지역 선거판이 더불어민주당의 ‘주머니 속 공깃돌’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전국적인 관심을 끌어 모으며 통합특별시 출범이 확정됐음에도, 정작 이를 이끌 수장을 뽑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은 오히려 ‘깜깜이 경선’으로 치러지면서다.

이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문가들은 ‘중앙당 권한 분배’와 ‘폐쇄적 경선 구조의 손질’ 등을 대안으로 언급했다.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과 같은 지역 특성상, 중앙당이 룰과 정보를 쥐고 흔드는 구조를 깨야 경선이 요식행위를 벗어날 거란 취지다.

무등일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중요성 등을 고려, 지역 학계와 전문가들에게 이번 민주당 통합특별시 경선에서 불거진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과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물었다.

◆하상복 “패권정당 중심 선거구조 교정해야”

하상복 목포대 정치언론학과 교수는 ‘시민참여형 경선 확대’와 ‘정치구조 개편’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과도한 당원 중심 경선을 구조적으로 손질해 일반 유권자 참여 폭을 넓히고, 일당 우위 정치구조를 완화하는 제도 개혁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 교수는 권리당원 중심 경선이 후보들에게 ‘정책 경쟁’보다 조직화된 표심 확보에 집중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역에서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현실이 고착화되면 시민들은 자신들의 대표자를 선출하기보다 정당이 선택한 인물을 추인하는 구조를 바라보게 될 수 있다”며 “그 결과 비당원 유권자는 경선 자체에 관심을 잃고 참여 동기가 약화돼 투표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에서 특정 정당 우위의 구조가 장기간 이어져 왔기에 단순한 경선룰 보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도 했다. 하 교수는 “한국 정치의 지역주의 구조가 이런 현상을 고착화한 측면이 있다”며 “대구나 경북 역시 보수정당 중심이라는 점에서 유사한 문제의식을 적용할 수 있다. 패권정당 중심 선거 구조를 교정하지 않고서는 유권자 참여 확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알당 중심 정치지형을 흔들기 위해 지방의회 구성 다양성 확대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이를 위해 소수 정당의 선거비용 보전 기준 조정과 지역정당제 도입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당원이 아닌 일반 시민도 후보 선출 과정에 참여하도록 문호를 넓히면 폐쇄적 당원 중심 경선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란 분석에서다.

◆오승용 “당원 권리 강화 명분, 악용 말아야”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는 새로운 제도와 시스템 만큼 경선에 대한 권한이 당대표에 집중된 구조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시민공천배심원제’와 ‘권역별순회경선’을 제안했음에도, 결국 당 지도부의 거부로 도입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 이사는 “경선일정이 촉박해서 경선룰 변경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일정으로 따지면 행정통합부터가 불가능한 일이다”며 “최근 결정된 중대선거구 지정만 보더라도 민주당이 의지만 있었다면 통합특별시 경선룰도 변경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또 행정통합이라는 변수에 맞춰, 타지역과는 다른 경선룰 도입 등을 검토해야 함에도, “당원들에게 맡긴다, 당원들의 권리를 강화하겠다는 명분으로 기존의 경선룰을 고수했다”고 비판했다.

오 이사는 ‘오픈 프라이머리’도 당규에 포함 시켜 향후 경선에서 선택지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시민공천배심원제도 당규에 포함돼 있어도 못 쓰는데 지금 같은 상황이면 ‘오픈 프라이머리’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다만 당대표가 공관위원장을 임명하는 만큼, 경선룰과 관련된 것은 공관위가 결정하거나 혹은 시도당의 요청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훈 “대안 정당 육성으로 변화 필요”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현재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일반 유권자 참여 배제’ 는 특정지역이나 정당만의 문제가 아닌 공통화된 문제라는 입장이다.

그는 “일반유권자 배제는 호남만의 문제도, 민주당만의 문제도 아닌 모든 지역과 정당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도 “다만 호남의 경우 민주당 중심의 정치 지형 속에 뚜렷한 대안 정당이 부재해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도 경선 제도 개선 방안으로 ‘오픈 프라이머리’를 제시했다.

그는 “당원뿐만 아니라 일반 유권자도 참여를 희망할 경우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국내에서도 모든 정당이 같은 날 오픈 프라이머리를 실시하도록 제도화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 실제 도입으로 이어지지는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안 정당 육성 등 정치 지형의 변화 필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이 평론가는 “해외의 경우 소규모 지역 기반 정당이 존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국내에서도 다양한 정치 세력이 등장해 경쟁 구도가 형성될 때 경선 제도 역시 보다 개방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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