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보조용구 요청하면 꺼내준다는데, 그걸 장애인이 얼마나 알겠어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중학교 화정2동 제2투표소. 전동휠체어를 탄 배영준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장차연) 광주지부 상임활동가가 장애인 주차장과 이동 동선, 장애인용 기표대 위치 등을 차례로 확인했다.
장애인 유권자의 투표 편의를 위해 장애인용 기표대와 특수기표용구 등이 마련돼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안내 부족과 접근성 문제 등이 여전히 확인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애인 당사자로 구성된 모니터링단은 사전투표 기간 광주지역 13개 투표소와 본투표일 11개 투표소 등 총 24개 투표소를 대상으로 장애인 참정권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화정중학교에 마련된 화정2동 제2투표소의 경우 기표소와 가까운 곳에도 장애인 주차장이 있었지만 관련 안내가 부족했다. 처음 방문한 장애인 유권자의 경우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주차장을 이용한 뒤 기표소까지 이어진 오르막길을 이동해야 하는 구조였다.
서구 염주초등학교에 마련된 화정3동 제2투표소에서는 투표보조용구 등 장애인 유권자가 받을 수 있는 지원 내용과 이용 절차를 안내하는 안내문이 부착되지 않아 필요한 지원을 요청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모니터링단은 설명했다. 남구 봉주초등학교와 북구 문산초등학교, 문산중학교에서는 휠체어 이용자가 이동하기에는 다소 가파른 구간이 확인됐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유권자의 동선을 안내하는 인력을 찾기 어려워 기표소에 가기까지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모니터링단은 차별사례 등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와의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배영준 장차연 광주지부 상임활동가는 “장애인용 기표대와 특수기표용구를 준비해 두는 것과 실제 장애인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이 별도의 요청 없이도 자연스럽게 투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참정권은 모든 국민에게 동등하게 보장돼야 하는 기본권”이라며 “투표소마다 편의 수준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 장애인 유권자가 어느 투표소를 가더라도 같은 수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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