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구가 됐다지만 자꾸만 혼선이 생기니 찜찜하고 불안하네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 화재 이후 첫 평일인 29일 광주의 우체국과 행정복지센터 등 일선 민원창구에서 우려했던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불편과 불안감은 남아 있다.

이날 오전 방문한 광주 북구 북구청우체국은 소포를 품에 안고 온 방문객들이 가득 찼다.
이은 안내문을 별도로 부착하지 않는 대신 번호표를 들고 창구를 찾는 고객들에게 일일이 "착불이나 신선식품 등 일부 배송이 불가능하고 일반 배송 역시 늦어질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한 30대 여성이 "언제쯤 택배를 받아 볼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시스템 완전 복구 일정이 확실치 않아 확답드릴 수 없다"는 직원의 답변에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북구청사 내에 있는 북구청우체국은 등기우편 서비스나 여권배송 등 기관 연계 업무에도 일부 차질이 생겼다. 여권의 경우 발급 후 우체국 우편을 통해 배달되는데, 화재로 인해 지연이 생긴 것이다.
광주 북구 관계자는 "우체국 등기서비스, 여권 등 구청 업무와 연계된 부분에 일부 문제가 생겨 복구를 기다리고 있다"며 "일반우편이 복구된 만큼 금방 정상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우편취급국에도 관련 안내문이 부착되고, 국가별로 다른 안내를 진행하고 있었다.
한 외국인 학생이 미국행 국제택배를 요청하자 "미국행 소포는 프리미엄 서비스만 접수 가능하다"고 안내했고, 기존 보낸 등기우편의 시스템 조회가 되지 않아 방문한 학생도 찾아볼 수 있었다.
김모(22)씨는 "추석이 코앞인데 조회서비스나 착불소포, 신선식품 배송 등이 중단되면서 많은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나 중요한 서류를 접수해야 하는 이들 등 걱정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광주 북구 용봉동행정복지센터에서도 민원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공무원들 역시 주말동안 A4 사이즈로 붙여놓았던 안내문을 더욱 큰 크기의 안내문으로 교체했고, 팀장급 공무원들은 "오늘 화이팅 합시다"라고 외치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민원실 바로 앞에 마련된 무인민원발급기를 이용하려던 한모(70)씨는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했지만 '등록된 정보가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나와 창구에 방문해 서류를 처리해야 했다.
한씨는 "평소에 잘만 쓰던 무인발급기에서 내 주민등록번호를 인식하지 못하더라"며 "갑자기 이런 문제가 발생하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혹여나 나중에도 이런 문제가 터질까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빗발치는 민원 질문부터, 민생회복소비쿠폰 수령을 위해 방문하는 이들까지 겹치자 더욱 혼란이 생기기도 했다.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주민등록등·초본, 전입신고는 가능하지만 가족관계증명서는 안 되고, 본인확인 단계에서 인식이 안 되는 등 각 항목마다 가능 여부가 달라 혼선이 생기고 있다"며 "어서 모든 상황이 어서 해결돼 혼란이 가라앉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주민 조모(42)씨는 "주말사이 대부분 복구가 돼 큰 문제는 없었지만, 주말이 아니라 평일에 사고가 난다면 정말 '대란'이 일어날 것 같다"며 "우리가 얼마나 전산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지 느끼고 있다"고 우려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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