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정말 세계대회가 시작되는구나 싶어요. 광주 한복판에서 축제를 즐기니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세계 양궁의 이목이 쏠린 '활의 도시' 광주가 축제 열기로 달아올랐다.
3일 오후 6시30분께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광주 2025 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 오프닝 쇼 '활의 나라'는 본 대회를 방불케 하는 뜨거운 함성 속에 시민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두고 마련된 이 행사는 도심 한복판을 거대한 무대로 바꾸며 대회의 서막을 알렸다.

행사 시작 전부터 금남로는 수백 명의 시민들로 북적였다. 도로 양옆에는 전통 공예품부터 먹거리까지 다양한 체험·판매 부스 수십 개가 차려졌다. 뽑기나 룰렛을 돌려 상품을 받는 부스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푸드트럭 앞에서는 가족과 친구들이 떡볶이, 순대, 피자 등을 나눠 먹으며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된 이날 행사장 도로 바닥에는 아이들이 색색의 분필로 그림을 그려놓아 눈길을 끌었다. 동물과 하트, 구름 등이 어우러진 그림들은 축제장을 한층 더 화사하게 물들였다.
무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전일빌딩245 앞에서 울려 퍼진 북소리와 함께 국가무형유산 제33호 '고싸움놀이'가 첫 무대를 장식했다. 흰색 한복을 입은 수십 명의 참가자들이 거대한 고를 어깨에 메고 부딪치자 굵은 밧줄이 팽팽히 당겨지고 땅이 울렸다. 시민들은 탄성을 터뜨리며 박수를 보냈다.
이어 광주시립창극단 풍물패가 북과 꽹과리를 울리며 거리를 행진하자, 아이 손을 잡은 가족부터 휴대폰을 꺼내든 외국인 관광객까지 한 데 모여 환호성을 질렀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온 박정호(52)씨는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고싸움과 풍물놀이를 눈앞에서 보니 장관이었다"며 "세계대회 개막을 알리는 퍼포먼스로 손색이 없다"고 감탄했다.
전통 공연이 끝나자 무대는 현대적 색채로 바뀌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곡 'Golden'과 소녀시대 '훗'에 맞춘 댄스팀의 군무가 펼쳐지자 관객들은 '앵콜'을 외치며 흥겨움에 빠졌다.
이어 대형 스크린에는 광주 양궁의 역사와 5·18민주광장의 상징성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활시위를 당기는 장면이 클로즈업되자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집중했다.
5년째 '양궁 팬'이라는 이선영(35)씨는 "결승전이 민주광장에서 열린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광주의 정신을 세계에 전하는 자리라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날 초대 가수 알리와 노라조가 무대에 등장해 금남로를 콘서트장으로 바꿔놓기도 했다. 시민들은 휴대폰 불빛을 흔들며 합창했고, 일부는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며 흥을 돋웠다. 어르신들도 손부채를 흔들거나 박수를 치며 무대를 만끽했다.
고등학생 김유진(18)양은 "친구들과 자주 충장로에 놀러 오는데, 이런 큰 규모의 축제는 처음 경험해 본다"며 "주변 사람들 모두 활짝 웃고 있다. 이런 힘찬 분위기에서 대회를 시작하니 선수들도 큰 힘을 얻을 것 같다"고 흥겨워했다.
행사 내내 인파로 북적인 금남로에는 '광주가 세계의 중심이 된다'는 설렘과 자부심이 번져 있었다.
동명동에 거주하는 김현우(47)씨는 "오프닝 쇼로 양궁대회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졌다"며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는 순간을 꼭 보고 싶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영상=박현기자 pls2140@mdilbo.com·강수아기자 rkdtndk7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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