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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지구·평동·임곡서 밤마다 코를 막게 되는 악취

입력 2025.07.04. 11:06
지난달 말부터 ‘분뇨 유사 악취’ 민원 다수
“창문 못열고 식사 못할 정도로 심각” 하소연
원인 모른 채 ‘흙과 섞지 않은 퇴비’추정만
AI 생성 이미지.

"열대야가 누그러지는 밤에 창문을 열어놨더니, 맡아본 적 없는 악취가 밀려 왔어요. 낮에는 폭염때문에, 밤에는 악취때문에 힘든 여름입니다."

지난달 말부터 광주 광산구 선운지구와 평동·임곡 일대에서 밤 시간대 알 수 없는 악취가 퍼지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선운지구와 평동, 임곡 등 농촌 인근 지역 시민들을 중심으로 '밤마다 악취때문에 힘들다'는 민원이 광산구에 접수됐다.

3일 광산구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야간이나 새벽에 분뇨 냄새와 유사한 악취가 난다'는 내용의 민원이 10여 건 접수됐다. 여름철이면 음식물 쓰레기나 배출시설에서 발생하는 생활 악취 관련 민원이 간헐적으로 접수되긴 하지만, 이렇게 짧은 기간에 특정 지역에서 다수의 신고가 집중된 경우는 드물다.

피해 지역이 아파트 밀집 지역인 것을 감안하면 악취 피해 주민들의 수는 수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민원을 접수한 광산구는 현장 점검을 벌여 민원 발생 지역 주변 농가에서 퇴비 살포 후 흙과 섞는, '로타리 작업'을 제때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퇴비는 살포 후 곧바로 땅에 섞지 않으면, 발효 과정에서 발생한 암모니아나 황화수소 등의 냄새가 공기 중에 퍼져 악취를 유발할 수 있어 악취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광산구는 이번 민원을 계기로 평동, 임곡 등지에 주간·야간 순찰을 병행하고 있다. 퇴비 작업이 진행 중인 농가를 찾아가 로타리 작업을 독려하는 등 악취 예방을 위한 현장 지도를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순한 퇴비 문제로는 넓은 지역에 퍼지는 악취 현상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광산구 외 인근 지역에서도 유사한 악취가 난다는 주민 제보가 이어지면서, 장성 등지의 축사나 산업시설에서 발생한 냄새가 바람을 타고 광주까지 유입된 것 아니냐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아직 광산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자치구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없다.

광산구 선암동에 거주하는 주민 최모(41)씨는 "요즘 같은 폭염 때문에 하루종일 에어컨을 켰다가, 기온이 낮아진 밤에는 창문을 열어야 잠을 잘 수 있는데, 악취가 너무 심해 창문을 닫고 지낸다"며 "지난 주말에는 냄새가 너무 심해 식사도 제대로 못 했다. 일시적인 현상인지 반복될 문제인지 명확한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호소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퇴비 미처리 외에도 축산 악취, 고온에 따른 대기 흐름 변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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