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기간이지만 광주·전남에는 비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폭염특보가 엿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열대야까지 더해져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2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광주·전남은 지난달 20일 장마가 시작됐다. 평년(6월23일)보다 3일 이른 시점이었지만, 첫날 이후 장맛비다운 비는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전역을 덮으며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에는 지난달 27일부터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며, 전남 22개 시·군에도 폭염주의보 또는 폭염경보가 계속되고 있다. 낮 최고기온은 33~35도까지 오르고, 고온다습한 남서풍의 영향으로 체감온도는 이보다 더 높게 느껴지고 있다. 밤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 현상도 관측되고 있다.
장마철 무더위의 주요 원인은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열대 요란이다. 열대 요란은 적도 부근 해양에서 발생하는 저기압성 대기 현상으로, '태풍의 씨앗'이라 불린다.
이 열대 요란이 북태평양 고기압을 밀어 올리면서 고온다습한 남풍이 유입되고, 장맛비를 유도하는 정체전선은 한반도까지 남하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마른장마'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광주·전남에 뚜렷한 비 소식 없이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이 지난 5월 발표한'광주·전남 여름철 3개월(6~8월) 전망'에 따르면 7~8월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50%에 달한다.
실제로 당분간 기온은 평년(최저 20~21도, 최고 25~29도)을 웃돌겠으며, 오는 12일까지도 뚜렷한 강수 예보는 없는 상태다. 대기 불안정으로 소나기가 간헐적으로 내릴 수는 있으나, 무더위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일 전망이다.
3일 아침최저기온은 22~25도, 낮최고기온은 31~35도가 되겠다. 4일 아침최저기온은 22~24도, 낮최고기온은 29~34도에 분포하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철이라고 매일 비가 오는 것은 아니며, 정체전선 위치에 따라 폭염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기압계 변화에 따라 비가 다시 시작될 수도 있지만, 당분간은 고온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5월15일부터 7월1일까지 전국적으로 524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3명이 사망했다. 이 가운데 광주는 13명, 전남은 32명으로 집계됐다.
지자체들도 무더위 쉼터 운영 강화와 온열질환 예방 캠페인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기상청과 보건당국은 외출 자제, 수분 섭취, 무리한 야외 활동 자제 등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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