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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도심 인도 곳곳 쌓인 녹다 남은 눈에 보행자 '불편'

입력 2025.01.13. 17:37
도로는 市가 제설하지만 인도는 방치
낮에 녹고 밤에 얼기 반복해 빙판길
"놔두는게 최선…눈치우기 동참 필요"
13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도로. 한 시민이 눈으로 뒤덮인 인도를 걸어가고 있다.

"항상 눈이 내릴 때마다 차도와 달리 인도는 제설이 거의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인도도 제설 작업을 해줄 수는 없는 건가요?"

눈이 그친 지 나흘이 지났지만 보행자들은 여전히 불편을 겪고 있다. 광주 도심 인도 곳곳에 쌓인 녹지 않은 눈이 보행 안전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오전 10시께 광주 서구 치평동 운천초등학교 인근 거리. 왕복 6차로인 차도와 달리 주변 인도는 아직도 눈밭이었다.

차들은 속도를 내며 빠르게 달리고 있었으나 보행자들은 행여 미끄러질까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느리게 내딛었다. 철재 소재인 육교를 이용하는 보행자들도 하나 같이 난간을 잡고 게처럼 옆으로 움직였다. 몇몇 어르신들은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제설 작업이 된 차도 갓길로 내려가 걷기도 했다.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13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도로. 한 시민이 눈으로 뒤덮인 인도 위를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있다.

치평동 주민 박영균(67)씨는 "차도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인도는 제설 작업을 거의 하지 않아 매우 위험하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은 광주지역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도로 제설은 광주시가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려 염화칼슘을 뿌리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서 눈이 쌓이는 일이 흔치 않지만 인도나 골목길은 사람이 직접 눈을 치워야 하다 보니 한계가 있는 것이다.

현행 광주 5개 자치구 건축물관리자의 제설·제빙 책임에 관한 조례를 살펴보면 건축물의 소유자는 '눈이 그친 때로부터 주간은 4시간 이내, 야간은 다음날 오전 11시까지(단, 1일 내린 눈의 양이 10㎝ 이상인 경우에는 눈이 그친 때로부터 24시간 이내) 인도와 이면도로의 제설·제빙을 마쳐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13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도로. 한 시민이 눈으로 뒤덮인 인도를 걸어가고 있다.

하지만 인도와 골목길에 쌓인 녹지 않은 눈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눈이 그치고 한낮 기온이 영상권을 웃돌아도 아파트를 비롯한 높은 건물 등이 있는 곳은 햇빛이 잘 들지 않기 때문에 눈이 녹지 않아 상당히 미끄러운 곳이 많았다.

보행자들은 넘어지지 않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걷기 일쑤였다.

신안동 주민 김영선(62·여)씨는 "눈만 내리고 나면 인도는 빙판 수준이다. 녹지 않은 눈 때문에 미끄러질 뻔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주민 안전을 위해 광주시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광주 북구 신안동 한 도로. 한 시민이 눈으로 뒤덮인 인도를 걸어가고 있다.

또 다른 주민 신종일(68)씨는 "제설 작업을 할 때 교통사고 위험이 큰 차도에 집중하되 인도나 골목길도 사람들이 다닐 정도로만 제설 작업을 해줬으면 한다"며 "가을에 낙엽을 치우는 송풍기를 제설 작업에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고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대형 제설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차도와 달리 사람이 직접 눈을 치워야 하는 인도는 한계가 있다. 현재로서는 자연적으로 녹이는 방법이 최선이다"며 "앞으로는 눈이 오면 인도와 골목길도 신경 써서 제설 작업을 진행하겠다. 주민과 상인분들도 내 집, 내 점포 앞 눈 치우기에 많은 동참 바란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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