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만에 금남로에서 진행된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우승기념 카퍼레이드에 수많은 팬이 나와 기쁨을 함께 했다.
30일 오후 1시 KIA의 우승기념 카퍼레이드가 시작되기 전부터 광주 금남로에는 수 많은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유니폼과 바람막이 뿐만 아니라 머플러와 모자 등 다양한 굿즈로 중무장을 한 팬들도 있었고, 다른 팬이 챙겨온 깃발까지 빌려 기념 촬영을 하는 팬들도 볼 수 있었다.
혼자 온 팬들은 선수들이 언제 오나 하염없이 시계를 보며 기다렸고, 일행이 있는 팬들은 자연스레 KIA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며 빨리 카퍼레이드가 시작되길 고대했다.
최근 MVP를 수상한 김도영의 이야기부터 박찬호의 골든글러브 수상 여부, 외국인 선수 재계약 전망까지 KIA가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지 한 달이나 지났지만 이들의 야구 관심은 시즌 중과 다름없었다.
30분 뒤 경찰이 아시아문화전당 방향으로 향하는 차선을 통제하자 건물 사이에 대기 중이던 조선대학교 풍물패 학생들이 나와 분위기를 돋우기 시작했다.
어느덧 금남로 4가역 주변으로 천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들었고, 카퍼레이드 시작 10분 전 수창초등학교 방면에서 선수단이 탑승한 노란색 2층 버스가 보이기 시작하자 팬들은 저마다 가져온 굿즈를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1호 차량에 2층에 탑승해 있던 양현종이 이런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모습도 보였다.
이범호 감독이 1호 차량 2층에 모습을 드러내자 몇몇 팬들이 '이범호'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곧바로 이 감독의 응원가인 '질풍가도'를 부르는 팬들을 따라 많은 팬들이 따라 부르는 명장면도 연출됐다.
오후 2시가 되자 육군 제31보병사단 군악대가와 조선대학교 풍물패가 카퍼레이드 차량 앞뒤로 자리를 잡았고, 본격적인 카퍼레이드가 시작됐다.
2층 버스에 올라선 선수들은 핸드폰을 들고 팬들을 직접 찍거나 이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고, 팬들은 서서히 이동하는 차량 주변으로 모여 도로를 따라 이동했다.
팬들은 20여분 간의 짧은 카퍼레이드였음에도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광양에서 올라온 김태성(27)씨는 "KIA가 우승하고 정말 기뻤는데 한국시리즈 끝나고 나서 선수들을 볼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며 "카퍼레이드라는 특별한 행사를 볼 수 있어 너무 좋은 기회였던거 같다. 카퍼레이드가 KIA만의 전통으로 자리잡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반 친구들과 금남로를 찾은 금호중앙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정범석(15)군은 "김도영을 너무 좋아해서 싸이클링히트 기념유니폼까지 샀는데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좋았다"며 "김도영이 내년에도 잘했으면 좋겠고 선수들이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우승해먹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편 카퍼레이드는 전신인 해태타이거즈 시절 1989년 우승 이후 35년만이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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