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전 시구는 못했지만 KIA의 우승 기념 카퍼레이드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돼 기뻐요."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V12 우승기념 카퍼레이드에는 선수단 뿐만 아니라 특별한 손님도 함께하며 분위기를 더했다.
30일 오후 KIA타이거즈의 카퍼레이드가 시작되는 금남로 5가에는 KIA 유니폼을 입은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 가운데 KIA와 비슷한 디자인의 유니폼을 입은 중학생들도 여럿 있었는데 유니폼의 적인 글자는 'KIA'가 아니라 'ET'였다.
이들은 광주동구장애인복지관의 발달장애청소년들이 모여 만든 ET(East Tigers)야구단 선수로, 지난해 해체위기에 있었지만 고향사랑 지정기부 등을 통해 부활에 성공했다.
이들이 금남로5가에 모인 이유는 KIA 선수단이 탄 1호 차량을 뒤따라 2호 차량에 탑승해 카퍼레이드에 직접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카퍼레이드에 참여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KIA가 4승 1패로 한국시리즈를 재패한 까닭이다.
당초 ET 야구단은 6차전의 시구와 시타, 시포자로 선정됐지만 5차전에서 한국시리즈가 끝나면서 챔피언스필드에 설 기회가 사라졌다.이에 KIA와 광주시는 ET 야구단에 카퍼레이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ET야구단의 이승윤(14)군은 "한국시리즈에는 못 갔지만 KIA 선수가 된 것 마냥 카퍼레이드에 직접 참가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내년에도 기아가 꼭 우승하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상원 동구장애인복지관 문화지원팀장은 "5차전만에 우승했을 때 정말 기뻤지만 속으로는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사라져버린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35년만의 카퍼레이드에 ET야구단 선수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초청해줘서 감사했다. 내년에도 한국시리즈에 가서 아이들이 챔피언스필드에 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ET야구단은 지난 2016년 8월 창단된 전국 최초의 발달장애인 청소년 야구단으로 10~24세 청소년 25명이 활동하고 있다. 야구단을 후원하던 기업이 지난해 지원을 종료했으나 광주 동구가 고향사랑 기부금으로 운영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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