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기간 평소 대비 응급환자가 2배가량 늘었지만, 응급실이 혼잡하지 않고 2차 의료기관으로 전원하는 등 적절한 대처로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광주에서 추석 연휴 기간 우려했던 의료 대란 등 큰 불상사는 빚어지지 않았다.
지역 내 2·3차 의료기관 모두 평소보다 많은 수의 구급 이송과 방문 환자가 이어졌지만, 병원 측에서 매뉴얼대로 대응하면서 큰 혼란과 불편은 없었다는 평가다.
추석 당일인 지난 17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내며 구급차가 등장하면서 응급의료센터는 금세 분주해졌다.
타 병원에서 전원한 외상환자와 구급 이송된 의식불명 환자가 잇따랐지만 응급실 병상이 충분해 바로 긴급 대처가 가능했다.
응급의료센터 보호자 대기실에 있던 남모(50·여)씨는 "지병이 있던 아버지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방문했다"고 말했다.
자차로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한 남씨는 "일부러 자차로 응급실에 왔다. 구급차는 혹여나 뺑뺑이를 돌까 불안했고, 직접 방문했는데 다행히 대기시간 없이 바로 치료를 받고 계신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반면 일부 환자의 경우 담당 전문의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 향하는 경우도 있었다.
눈을 다쳐 전남대병원 응급실을 찾은 양모(42)씨는 안과전문의가 없어 치료한 가능한 병원을 찾았다.
양씨는 "눈 부상 담당의가 없어서 치료할 수 있는 다른 병원을 수소문해 이동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한 구급차량 수는 총 83대로, 평일 40여대 수준과 비교했을 때 약 2배 수준이었다.
응급의료센터 관계자는 "비교적 긴 연휴기간 응급실 방문을 참거나 버텨 왔던 이들이 집중된 것 같다"며 "비응급 환자나 처치 불가능한 환자의 경우 2차 의료기관으로 이송시키는 등 대처해 응급실 혼잡은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광주 서구 한 2차 병원 응급의료센터 앞.
추석 당일임에도 응급실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황모(41)씨는 복통을 호소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이곳 응급실을 찾았다. 황씨는 "혹시 응급실에서 안 받아주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받아줬다"며 "수액 맞으신 이후에 상태가 좋아지셔서 따로 입원은 안 하고 모셔가기로 했다"고 했다.
성묘나 벌초를 하러 갔다 열상·자상을 입거나, 뱀물림 사고를 당한 환자들도 더러 있었다.
이날 서구의 다른 2차 병원에서도 뱀물림 사고 환자가 이송돼 항독소제 조치를 했다. 통상 뱀물림 사고 시에도 항독소제의 재고 문제로 대학병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으나 다행히 이곳에 재고가 있어 빠른 조치가 가능했다.
이날 서구의 2차 병원 두 곳은 각각 30여명과 50여명, 북구의 다른 2차 병원은 70여명의 환자가 응급실을 찾았다.
이날 광주지역의 119구급 이송 건수는 총 97건, 119구급상황센터의 이송병원선정도 1건 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인력 공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중대형 병원 응급실 의료진들이 응급환자를 치료하면서 우려했던 의료대란은 없었지만 의정갈등 장기화에 대한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한 2차 병원 응급실에서 환자를 보던 병원 원장 A씨는 "119에서도 병원 앞에 먼저 오고 환자를 받아줄 수 있나 물어보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파업 장기화로 이런 일이 자주 생기면 2차 병원 인력들도 이로 인한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2차 병원 전문의 B씨는 "경증환자들의 무작정 방문을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일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것은 전혀 없다"며 "정부의 응급의료센터 지원도 대부분 2차 병원에는 아무런 혜택이 없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차솔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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