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전국 유일의 김치테마마크인 광주김치타운을 찾는 방문객 수가 뚝 끊기면서 개점휴업 상태를 맞고 있어 활성화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올해로 개관 14주년을 맞은 광주김치타운은 건물 곳곳이 노후화된 데다 내부 콘텐츠 부족 등으로 외지 관광객 유입을 끌어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7일 오전 광주 남구 임암동 광주김치타운에는 지나다니는 사람 하나 없이 고요했다.
게다가 건물 외벽 벽화는 언제 그렸는지도 모를 만큼 오래되고 낡은 데다 벗겨지기까지 해 원래 형체를 가늠하기조차 힘들었다.
방학에 휴가철까지 맞물려 있는데도 주차장에는 대형관광버스 한 대 없었다.
실제 주차장에서 중앙공원까지 가는 동안에도 단 한 명도 마주치지 않았다.
정원 역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사람 키만큼 무성하게 자라 폐허를 방불케 했다.
본관 1층의 안내실 역시 굳게 닫힌 상태였고, 본관 내부로 향하는 통로도 잠긴 상태였다.
본관 옆 김치박물관 1층의 기획전시실은 내부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기획 전시실' 간판도 내린 채 문을 굳게 잠그고 있어 이곳이 기획전시실임을 파악하기도 힘들었다.
기획 전시실 바로 옆 휴게실은 에어컨도 작동하지 않고, 불도 꺼진 채 방치돼 있었다.
김치박물관 2층 역시 방문객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박물관 내부 어트랙션(손님을 끌기 위한 공연물)은 고장 났고, 다른 체험시설도 대부분 점검 중이었다.
박물관 외부의 김치교육체험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시설이 잠긴 상태였다.
건물 입구의 김치카페에도 직원 외에 방문객은 보이지 않았다.
대전에서 찾아온 이진희(31·여)씨는 "인터넷에 별다른 안내가 없어 영업할 것이라 생각하고 찾아왔는데 김치에 대해 알 수 있기는커녕 대부분 시설이 잠기고 물어볼 사람조차 없다"며 "이런 규모가 큰데 볼 것도, 놀 것도, 먹을 것도, 아무것도 없는 게 너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개관한 광주김치타운은 426억 원(국비 201억 원, 시비 195억 원, 구비 30억 원)이 투입됐고, 매년 17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지난해 방문객 수는 2만1천명 수준이다. 하지만 이 중 절반인 1만1천682명은 지난해 이곳에서 광주시가 주최한 행사 '김장대전'을 찾은 방문객 수로 실제 순수하게 광주김치타운을 찾은 방문객 수는 9천300명 수준으로, 하루 평균 26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기존 광주김치타운에서 열리던 김치축제도 지난해부터 광주시청 인근에서 진행하면서 더욱 방문객 수가 줄었다.
이같은 방문객 감소에는 콘텐츠 부재가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광주김치타운에서 진행 중인 프로그램에는 김치체험, 발효음식 교육과정, 주말 김장행사가 전부다.
이들 모두 비슷한 카테고리로 묶여 캠핑, VR 등 세대에 맞춰 다양한 체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떨어지는 접근성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이곳 김치타운은 남구 임암동 외곽에 자리 잡고 있는데, 진월78 버스와 수완03, 마을715번 버스가 있지만, 이중 진월78과 마을715 버스는 배차간격이 40분 수준이라 탑승이 쉽지 않다.
신진철(50)씨는 "택시기사를 하면서 이 구석진 곳에 이렇게 큰 박물관이 있는 줄 몰랐다"며 "돈깨나 쓴 것 같은데 이렇게 알려지지도 않고 낭비 같다"고 지적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2차 부지 매입을 완료해 식품복합테마파크를 기획 중으로, 국비 사업을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며 "6천500평가량 공간에 야영, 체험, 놀이 등 다양한 시설을 도입해 광주 식품사업의 종합 클러스터로써 역할을 하고 자연히 관광객과 시민 방문객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 답했다.
이어 "중국과 일본 등과 교류체험을 진행하고 있고, 비영리성을 추구하는 공공기관인 만큼 일부 손해가 있더라도 문화 복지의 일환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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