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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기대권' 다르게 해석한 전남과 충남지노위 결정문 비교해보니

입력 2023.06.21. 10:18
종전 수탁업체서 체결한 근로계약 포함 여부 놓고 차이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1층 로비 벽면에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과 보육 대체교사들이 붙여둔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인정 판결문. 무등일보DB

광주시청에서 장기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보육 대체교사들이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을 앞둔 상황에서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을 두고 전남과 충남의 지방노동위원회의 해석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과 충남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문을 비교분석한 결과, 전남은 종전 수탁업체에서 근로계약을 갱신한 것까지 포함해 갱신기대권을 인정했지만 충남은 현재 수탁업체에서 갱신된 계약만 따져 갱신기대권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주 보육대체 교사 부당해고 판정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결과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충남지노위 등에 따르면 충남지노위는 대전시육아종합지원센터 소속 보육 대체교사 A(46·여)씨와 A씨의 대리인이 대전시사회서비스원과 대전시를 상대로 신청한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대한 결정문에서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충남지노위는 결정문에서 "A씨와 A씨의 대리인은 대체교사라는 업무가 연속성과 전문성을 요구하기에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주장하지만 보건복지부 보육사업지침에는 대체교사 사업 기간이 '1년'으로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전시사회서비스원도 대전시로부터 해마다 대체교사 예산을 받아 사업을 수행하므로 인사규정에 명시된 '직원의 계약기간은 목적사업에 필요한 기간으로 한다'는 부분도 위탁기간 전체가 아닌 대체교사 사업기간인 1년으로 판단된다"며 "해마다 배정되는 예산의 변동성을 감안했을 때도 대전시사회서비스원에게 A씨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의무를 부여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위·수탁계약서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속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의무조항에 불과해 갱신기대권이 있다고 보기 다소 부족하다"며 "설령 이를 토대로 A씨가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대전시사회서비스원과의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신뢰가 형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두 지노위가 결정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 부분은 사건 신청인들이 종전 수탁업체에서 체결한 근로계약을 계속근로기간으로 포함했는지 여부다.

전남지노위는 광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 소속 보육 대체교사 28명이 광주시사회서비스원 소속 대체교사로 2년간 근무하기 전부터 종전 수탁업체인 어린이집연합회에서 4차례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대체교사라는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점을 신뢰 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근거 중 하나로 들었다.

하지만 충남지노위는 A씨가 종전 수탁업체에서 대체교사 업무를 45개월 동안 수행한 것은 맞지만 수탁업체가 변경됐으므로 종전 수탁업체의 근무기간을 계속근로기간에 포함할 수 없다며 대전시사회서비스원에서 근로계약이 1차례만 갱신됐기에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관행마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광주지역 한 노무사는 "종전 수탁업체에서 일한 근무기간까지 합산하기는 어렵다며 고용승계는 인정하지 않았으면서 갱신기대권을 인정한 전남지노위의 논리가 약하다고 생각된다"며 "대체교사 사업이 국비 지원으로 운영되는 보건복지부 사업이라 전국 17개 시·도가 영향을 받는 데다가 두 지노위의 판결이 엇갈린 만큼 중노위의 고민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과 보육 대체교사들은 지난 1월13일부터 광주시청에서 1층 로비에서 이날 기준 160일째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중노위 재심은 내달 3일 진행된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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