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 잣대에 교육재정 칼질···학생이 줄면 교육도 줄이나

이용규 기자
업데이트 2026.08.26. 16:36
[긴급점검] 54년만에 바뀌는 교육 재원:전남광주 미래교육 흔들

1회. 학령인구 감소의 함정
정부, 내국세 연동 교육교부금 폐지 방침
소규모 학교에도 비용 그대로…수요 늘어
전남광주 교육 예산 내년 1,7조원 증발 비상
뉴시스

정부가 지난 21일 내국세에 연동하는 지방재정교부금 방식을 폐지키로 결정해 초·중등 교육재정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통합시 출범으로 메가시티 교육의 기틀을 마련한 전남광주는 정부의 경제적 잣대에 의한 교육재정교부금 축소 방침으로 당장 내년에 1조7천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 지역 미래 인재 양성이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가 1972년 도입한 내국세(20.79%) 연동 방식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변경 배경은 학령인구 감소가 자리잡고 있다. 교육 주체인 학생 수가 줄어드니 내국세를 연동하는 교부금 배분은 비효율이라는 경제적 프레임으로 접근한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는 내국세 변동에 따른 재정변동성을 낮추고 줄어드는 차액을 미래대응기금의 교육, 인재 계정으로 돌려 영·유아·고등·평생교육에 투자하겠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1972년 도입이후 유·초·중등 교육여건 개선과 양적성장에 기여한 내국세 연동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54년만에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정부 방침대로 내국세 연동을 폐지하고 새 산식을 적용하면 내년 지방재정교부금은 현행보다 약 20조원 적은 78조 9천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의 경우 내국세 연동제가 유지될 경우, 반도체 업황 호조 등에 따른 세수 증가로 2027년 통합교육청의 교부금은 약 2조 원 가까이 늘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정부개편안(학령인구 변화율 35% 반영 등)을 적용할 경우 증가분은 2천억 원대에 그쳐 총 1조 7천200억 원(전남 1조 1천억 원, 광주 6천200억 원)의 막대한 재정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통합교육청은 추산하고 있다. 이럴경우 전남광주특별시교육청은 단순하게 인건비 상승에 그칠수 밖에 없어 예산 규모가 큰 시설 관리에는 제때 예산투여를 못하는 등 재정운영의 불확실성이 커질수 밖에 없다.

그동안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법적 강제규정으로 내국세와 연동돼 세수 수입이 증가할수록 학령인구 변화와 관계없이 유·초·중등교육 발전에 핵심 동력이었다. 실제 광역교육청 전체 예산의 60%는 교육재정교부금이며, 이 가운데 교직원 인건비 등 고정비가 60~70%를 넘는다. 또한 노후시설 개보수, 농산촌 소규모학교, 섬지역 학교, 시도교육청에 떠넘긴 돌봄, 방과후수업 등 새로운 교육수요까지 떠맡고 있다. 더욱이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과밀학급해소, 늘봄학교 전면확대, 특수·다문화 학생지원비 등 학생 1인당 투입될 질적 비용은 꾸준히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교육계는 정부의 교육교부금 축소·개편은 학령인구 감소라는 기계적인 숫자에 가려진 경제적 발상이라며 강한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를테면 학생 수가 30%가 줄었다고 교육에 수반되는 교육비도 30% 줄일수 있느냐는 것이다. 인건비, 학교 건물 유지비, 통학지원, 급식, 특수교육, 다문화교육, 농산촌 소규모 학교 유지비 등은 학생 수가 줄었다고 같은 비율로 줄어들지 않는 현실이다. 오히려 전남처럼 섬·농산축 소규모 학교가 많은 곳에서는 학생 한 명을 교육하는데 필요가 고정비가 터 클수 밖에 없다는 것이 현장의 진단이다.

더욱이 정부의 교육교부금 축소 개편안은 세수가 빈약한 전남광주교육 인프라 붕괴를 초래하고 나아가 지역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수 있다는 경고들이 나오는 이유다.

전남 섬지역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정부가 학생수가 감소한다고 교육재정의 안전핀을 해제하는 것은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압박하는 것인데, 이는 결국 지역공동체 중심을 파괴하는 것과 다름아니다”고 목청을 높였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정부 교육 교부금 개편안이 금액면에서 축소되지 않는다고 해도 증가분은 매년 늘어날수 밖에 없는 인건비 상승 보전액에 그칠수 밖에 없다”며 “그러면 결국 약한 부분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국 16개 광역시도교육감들이 학령인구 감소가 교육재정 수요 감소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반발하는 이유다.

김대중 전남광주특별시교육감은 “정부의 교육교부금 변경은 학생수가 줄어들면 학생들 교육도 축소해야 하느냐는 근원적 물음이 나올 수 밖에 없다”면서 “지역의 세수 능력과 관계없이 일정 수준의 교육기회를 보장받아야함에도 교육재정 근간을 흔드는 정부 방침에는 반대한다”고 했다.

이용규기자 hpcyglee@mdilbo.com·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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