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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클래스' 모인 신안 1004섬 그래피티 성지로

입력 2024.07.30. 17:06
세계적 작가 존원·덜크·빌스
압해 '위대한 낙서마을' 참여
갯벌·멸종위기종 담아 눈길
모두를 위한 '낙서공간' 조성

신안의 관문인 압해에 세계적인 그래피티 작가들이 참여하는 '위대한 낙서마을(GRAFFITI TOWN·그래피티 타운)'이 조성된다.

이번 작업에는 월드클래스 그래피티 작가 미국의 존원(Jon One), 스페인의 덜크(Dulk)가 참여했고, 오는 9월에는 포르투칼의 빌스(Vhils)가 작품활동에 나선다.

'그래피티 타운 프로젝트'는 신안군의 '1섬 1뮤지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육지와의 접근성, 압해읍이 가진 다양한 매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생기 있고 활력있는 신안의 관문을 만들고자 청년층을 유입할 수 있는 장르를 소재로 다뤘다.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작품은 압해읍을 상징하는 대표적 관공서 건물인 '압해읍사무소'를 도화지로 삼았다.

경직된 조직사회의 상징인 공공건물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익스피디션 엑스퍼트(Expedition Expert·탐험가 및 홍보대사)'로 유명한 덜크가 작업에 참여했다. 특히 덜크는 작품 소재에 관련 신안군과 1년여 동안 고민·협의 끝에 세계자연유산인 신안 갯벌과 그 갯벌속에서 자생하는 생물들, 한국의 멸종위기 동물에 영감을 얻어 노랑부리저어새, 동박새, 호랑이 등을 벽에 담았다.

덜크는 "자연적인 것과 연관된 작품을 하는데, 신안은 자연환경이 매우 좋은 친환경적인 공간이다"며 "신안군의 관문인 압해도라는 섬에 그래피티와 스트리트아트를 소개할 수 있는 게 특별하고 감사하다.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이 내 작품을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참여작가 존 원은 신안군에서 신혼부부에게는 1만 원에 빌려주는 아파트인 '팰리스파크' 두 개 동의 벽면에 생기 넘치는 작품을 선보였다.

존 원은 신안 그래피티 마을은 세계적 월드클래스가 모여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그 열정을 신안군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해 '깡촌'이고 이름도 몰랐던 섬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는 "전쟁과 고통 갈등의 사회 속에서 긍정적인 작품을 통해 에너지를 전하는 게 중요하며, 스트리트 아트를 접하며 인생이 바뀌었고, 나의 부모님은 박물관을 데려간 적이 없었지만, 스트리트 아트를 통해 문화를 접했다"며 "거리의 작품을 보며, 누가 그렸고, 왜 했으며,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는지의 3가지 질문을 던지며 이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그렇게 그래피티 작가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아마 거리에서 작품을 보지 못했다면, 나는 뉴욕에서 맥도날드를 먹는 그냥 미국인으로 살았을 것이다"며 "신안의 낙지탕탕이를 못 먹었을 것이다"고 웃음지었다.

뉴욕 할렘가 태생인 존 원은 17세부터 그래피티를 해왔으며 반도라는 프랑스 그래피티 아티스트의 초청으로 프랑스 파리로 옮겨간 후 줄곧 파리에서 지내며, 예술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2015년 프랑스 최고 영예인 레지옹 도뇌 문화예술훈장을 수상하는 등 그래피티 아트계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LG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수많은 협업을 통해 예술세계를 확장해 왔고, 국내에서는 가수 윤종신과 앨범 콜레버레이션으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세 번째 작품은 무더위가 지나간 9월 작가의 조형 언어인 드릴로 벽이나 바닥에 단차를 만들어 음영을 주는 작품을 표현하는 포르투갈 출신 빌스가 작업할 예정이다.

생소한 세계적 그래피티 타운 조성의 계기는 '2023년 아시아 최대 어반&스트리트 아트 페스티벌'인 '어반브레이크'가 신안군과 MOU를 체결하면서부터다. 그동안 그래피티 타운은 국내에서 시도한 사례가 없어, 신안군이 최초다.

신안군은 국내에서 생소한 그래피티 아트의 대중화를 위해 낙서의 벽도 조성해 추진할 계획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와서 불법이 아닌 합법적 낙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단, 외설과 욕설은 제한한다.

존 원이 거리를 지나다 거리에서 마주한 그림을 보고 세계적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된 것처럼 신안의 낙서 벽에 숨겨진 재능을 마음껏 펼침으로써 동양 최초의 세계적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탄생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지금 당장 보이지는 않지만 신안의 미래라는 큰 퍼즐을 하나하나 조각조각 맞추어 가고 있다"며 "모든 조각이 맞춰지면 누구도 그려보지 못한 놀라운 그림을 보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군수는 "이제 신안군은 세계 문화·예술의 거장들이라면 생전에 근사한 작품 하나는 반드시 남기고 가야 할 곳이 '신안'이라는 목표를 가지게 할 만큼, 국내외 문화·예술의 요람이 될 것이다"고 자부했다.

신안=박기욱기자 pkw480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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