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국가산업단지는 산업이 학교를 바꾸고 학교가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생태계이다. 800조원 규모 광주반도체 투자가 진정한 지역산업으로 뿌리내리기 위해 참고할 좋은 실증 모델이다.
여수국가산단은 1969년 6월 첫 호남정유 원유 정제시설 준공을 시작으로 본격 확대됐다. 여수국가산단의 성장은 여수, 여천 일대의 경제구조가 농수산업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바꾸고, 석유화학이 지역 고용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의 교육수요까지 바꿨다. 전남대는 70,80년대 화학공학을 특성화하고 산단기업들과 산학협력을 맺었다. 이후 직업계 고교까지 여수산단 맞춤형 인재 양성체계가 확산됐다. 여수석유화학고는 지난 2013년 석유화학분야 마이스터고로 출범, 졸업자 상당수 여수산단 대기업 공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여수공고도 산단과 연계한 인재양성에 나서고 있다. 더욱 주목할 것은 교육이 산업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점이다. 석유화학산업이 위기를 맞자 여수석유화학고는 2026년부터 장치산업중심 교육에서 인공지능을 접목한 커리큘럼으로 재구조화했다. 산업이 바뀌면 학교도 바뀌어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여수산단의 경험은 산업단지 하나를 만드는 것만으로 지역경제의 선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보여준다.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지역 교육이 길러내고, 맞춤형 인재가 다시 지역산업에 취업하는 연쇄구조이다.
800조 규모 광주반도체도 마찬가지다. 팹 4기 가동에는 2030년까지 직접 생산인력 2만3천명이 필요하다. 지역교육 26개기관이 2027년부터 2030년까지 2만 5천82명의 인재를 공급하는 체계를 만든다. 김대중 전남광주특별시교육감이 제시한 교육지산지소 구상도 같은 맥락이다. 농산물만 지역에서 생산해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도 지역에서 길러 지역산업에 공급하고 지역에서 정착케하는 개념이다. 전남광주통합시대 지역 사회에 던지는 교육의 화두는 묵직하다. 지역의 우수학생을 서울로 보내는 데 교육의 성과를 두는 것이 아니라 산업대전환이 지역교육 대전환과 맞물릴 때 지역산업의 뿌리가 깊어질수 있다.
반도체 팹은 건물이지만 지역의 미래는 사람이다. 800조 투자의 진짜 성패는 10,20년 뒤 지역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지에 달려있다.
이용규 교육행정총괄국장 hpcyglee@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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