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인 박수홍 가족이 괌행 항공기에서 내리겠다고 했다가 다시 탑승하면서 항공편 출발이 1시간가량 지연된 일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 박수홍의 사정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탑승하자마자 어린아이가 심하게 울고, 장시간 비행을 앞둔 상황에서 주변 승객들에게 피해를 줄까 걱정돼 내리겠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아이가 진정되자 다시 탑승하기로 한 것도 부모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선택일 수 있다.
박수홍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했다. 많은 승객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았고 항공사 관계자들에게도 피해를 줬다며 자신의 판단이 미숙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렇다면 논란의 본질은 뭘까. 항공사의 대응이다.
항공기 출발을 앞두고 한 승객이 하차 의사를 밝히고 실제로 짐까지 내린 뒤, 다시 탑승하겠다고 했을 때 항공사는 어떤 절차를 적용하는가. 그리고 그 절차는 승객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가.
이번 일에서 항공사 측은 하차 과정과 다시 탑승하는 과정에서 보안검색 등 필요한 절차를 진행했다. 이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결국 항공편은 예정 시각보다 70분가량 늦게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이른바 ‘유도리(융통성)’가로 작용했는지 살펴야 한다. 정확히는 그 융통성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가다.
만약 일반 승객이 똑같은 상황에 처해도 항공사가 같은 절차와 같은 판단을 한다면 이번 일은 단순한 해프닝에 가까울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유명인이기 때문에’, ‘연예인이기 때문에’ 일반 승객보다 조금 더 쉽게 예외적인 편의를 받을 수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항공기는 수백 명의 승객이 같은 시간표를 공유하는 공공성이 강한 교통수단이다.
과거 대한항공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준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당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 문제를 이유로 항공기를 되돌리도록 지시했고, 실제 회항한 사건이었다.
물론 이번 박수홍 사건과 당시 사건을 동일선상에 놓을 수는 없다. 성격도, 경위도, 당사자의 행동도 전혀 다르다.
항공사 측은 논란 후 “원칙대로 대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수홍 가족이 실제 하차하지 않고 기내에서 대기하면서 입장을 번복해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이다.
일반인이 같은 상황에서도 정말 같은 대응이 적용된다면 보다 더 적극적으로 해명해서 한 사람에게 쏟아지는 질타를 막아야 하지 않을까.
이정민 취재1본부 차장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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