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특별시 5개 자치구의 자치시 전환 추진을 놓고 지역사회의 논쟁이 뜨겁다. 논란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에서 비롯된다. 전남광주특별시는 기존의 광역시-자치구-도·시·군체제가 하나로 결합된 독특한 행정체계이다. 같은 특별시에 속하면서도 자치구와 시군과의 재정·행정적 차별성이 존재한다. 시군은 내국세(19.24%)라는 국가재정 파이의 직접 수천억 규모의 보통교부세를 받는다. 반면 자치구는 중앙정부가 아닌 광역지자체를 거쳐 적은 규모의 조정교부금을 받는다. 인구 6만명 화순군은 직접 교부를 받으나 인구 42만명 북구는 직접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도시계획, 공원조성, 대중교통 등 40개 이상의 사무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데에도 제약이 있다. 광주구청장협의회는 실질적 자치권 강화와 절박한 재정문제 해소 차원에서 자치시 전환에 적극적이다. 반면 반대측은 광주해체와 정체성 상실을 꼽는다. 5개시로 분리되면 단일 행정기구로서 천년을 이어온 ‘광주’라는 공동체 역사성과 구심점이 사라지고, 5·18민주화운동 등 정신적 유산이 파편화되거나 희석될 위기감을 우려한다. 자치구 자치시 전환 문제는 실리와 명분의 충돌이다. 둘 다 제로섬 게임이다.
일본 도쿄도 산하의 23개 특별구는 명칭만 구일뿐 일반시와 거의 동일한 행정권한과 조세권을 갖는다. 일반 자치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법적으로 보장받고 있다. 도쿄도의 단순한 하부 행정기관에 불과했던 구들이 꾸준한 지방자치 개편을 통해 권한을 확대한 결과다. 특례시나 특별자치구 개념과 맞닿아있다. 반면 오사카시는 재정적·행정적 효용을 명분으로 두번이나 '자치시 전환 주민투표'를 했지만 시의 상징성과 정체성 벽에 막혀 부결됐다.
전남광주특별시에서 광주시의 자치구 문제를 그대로 놔둘경우 무늬만 통합이라는 비판을 피할수 없다. 어떤식으로든 바로잡아야할 상황이다. 그렇기에 통합특별시안에 27개 기초자치단체장을 어떻게 동등하게 만들것인가의 접근은 중요하다. 그렇다고 특별시장이 이 문제를 찬성·반대의 양자택일로 처리할 사안은 아니다. 더욱이 광주시민의 자치권이 특별시의원에게 맡겨져 보완이 필요한 점 역시 간과할수 없다. 정치권의 하향식 결정이 아닌 주민투표나 공론화 위원회 등을 통한 상향식 합의가 선행돼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용규 교육·행정 총괄국장 hpcyglee@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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