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통합의 정상화

한경국 기자
업데이트 2026.08.12. 17:52

이달 초 전남광주를 덮쳤던 폭염은 유난히 매서웠다. 한낮 기온이 38~39도까지 치솟으면서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걷는 것조차 버거웠다. 그러다 기온이 33도 안팎으로 내려오자 여전히 무더운 날씨인데도 한결 견딜 만하다는 느낌이 든다. 극단을 지나고 나면 평범함이 새롭게 느껴지는 법이다.

최근 출범을 알린 전남광주 행정통합의 모습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겹쳐 보인다. 공식 명칭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정해졌지만, 이를 어떻게 줄여 부를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광주특별시’라는 약칭이 간결하고 행정적 편의성이 높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통합의 한 축인 전남의 이름이 약칭에서 빠지는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남의 역사와 정체성이 통합 과정에서 충분히 존중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어느 한쪽의 주장을 쉽게 옳고 그름으로 나누기는 어렵다. 간결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입장도,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중시하는 입장도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명칭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목소리를 어떻게 듣고 조정하느냐에 있다. 오랫동안 별개의 행정체계와 지역 정체성을 유지해온 광주와 전남이 하나의 체계로 묶이는 과정에서 일정한 이견과 마찰이 나타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통합은 행정구역과 조직을 합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지역의 구성원들이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출범 초기부터 어느 한쪽이 소외됐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동시에 상징성에만 매몰돼 행정의 효율성과 시민 편의를 놓쳐서도 안 된다.

결국 정체성과 실용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일이 통합특별시가 풀어야 할 첫 과제일 것이다.

폭염이 절정에 오른 뒤 기온이 하루아침에 가을처럼 내려가지는 않는다. 서서히 열기를 낮추며 다음 계절을 준비한다. 통합 역시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지역이 하나의 공동체로 조화를 이루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이해하려는 마음과 한 걸음씩 양보하는 자세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존중하고, 이해와 양보를 바탕으로 접점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광주와 전남의 완만한 통합을 위한 첫걸음일 것이다.

한경국 취재3본부 부장대우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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