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참된 자유와 사회적 울타리

김현주 기자
업데이트 2026.08.10. 16:01

‘7말8초’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뒀던 2주 전 현직 소방관의 글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정부가 집중호우에 따른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계곡 출입을 통제한 것을 두고 ‘자유를 빼앗겼다’는 불만이 나오자, 이에 반박하는 글을 올린 것이다.

한 누리꾼은 “내가 물놀이하겠다는데 나라가 왜 막느냐. 자유를 점점 빼앗기는 느낌”이라고 글을 올렸다

이에 소방관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백경씨는 “이맘때면 계곡 구조 출동을 자주 나가는데 그중 절반은 물속에 가라앉은 지 오래된 사람을 건져 올리기 위한 출동”이라며 “구조대원들은 불어난 흙탕물 속으로 끊임없이 몸을 던지고, 물 위로 떠 오르지 않는 사람을 애타게 부르는 가족들의 목소리가 밤새 계곡에 메아리친다”고 적었다.

이어 “한 번이라도 그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면 물이 불어난 계곡에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을 두고 ‘자유를 빼앗겼다’라는 헛소리는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름철 집중호우가 몰아칠 때면 거센 급류로 변한 계곡은 그 자체로 거대한 덫이 된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기상이변이 일상화된 요즘은 철저한 대비나 안전을 기대하기조차 어렵다. 생명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유를 주장하는 것은, 현장을 아는 소방관들에게는 무모한 착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불어난 흙탕물 속에서 서늘한 시신을 건져 올려야 하는 구조대원들의 절망, 그리고 밤새 계곡에 메아리치는 유가족들의 비통한 울부짖음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순간의 유흥을 위해 안전 통제를 무시하는 행위는 한 개인의 선택으로 끝나지 않는다. 남아 있는 가족에게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목숨을 걸고 사선(死線)으로 뛰어드는 구조대원들에게는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다.

참된 자유에는 반드시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절제가 따른다. 내가 누리는 자유가 타인의 희생이나 공공의 안전을 담보로 한 것이라면,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이기적인 방종일 뿐이다. 위험이 도사린 물가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행정 통제는 개인의 권리를 억압하는 족쇄가 아니라, 비극으로부터 우리 모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울타리다. 통제선 앞에서 발걸음을 돌리는 성숙한 절제야말로 나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현장의 구조대원들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자유보다 소중한 것이 ‘생명과 안전’임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때다.

김현주기자 5151k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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