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상영을 하며 변사의 해설과 함께 밴드 연주, 배우들의 실연까지 동시에 펼쳐지는 복합문화공연 무대가 펼쳐진다.
한국영상자료원과 영화진흥위원회는 오는 17일 오후 3시 광주극장에서 '청춘의 십자로'를 공연한다.
'청춘의 십자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 영화의 현대적 재해석이자 문화사적 의미를 간직한 대표적인 한류 문화콘텐츠다. 지난 2008년 한국영상자료원 신청사 이전 기념행사에서 첫 선을 보인 후 베를린국제영화제, 뉴욕 MoMA, 런던 바비칸 극장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 및 공연 프로그램에서 공식 초청되며 그 역사적 의미와 완성도를 검증받았다.
공연은 '청춘의 십자로'(1934) 무성영화 상영과 함께 변사 조희봉의 해설, 4인조 밴드의 라이브 연주, 배우들의 실연(實演)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동시에 시연된다. 장르간 융합을 추구하는 최근 세계 문화계의 흐름을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문화콘텐츠다.
영화 '청춘의 십자로'는 본격적인 무성 시대에 만들어진 영화로 유성 시대로 넘어가기 전 정점에 이르렀던 조선 영화의 기술을 가늠케 하는 작품이다. 이원용, 신일선, 김연실 등 1930년대 당시 최고 스타들의 총출연해 흥행에도 성공했다. 농촌 출신 젊은이들이 상경해 겪는 삶의 단면을 다루고 있다.
영화는 오랫동안 소실돼 문헌상으로만 존재가 알려졌으나 2007년 7월 해방 후 단성사를 잠시 운영했던 개인 소장자가 한국영상자료원에 질산염 오리지널 네가 필름을 가지고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현상과 연구작업을 거쳐 안종화 감독의 1934년작이었음이 확인됐고 복원작업을 거쳐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영화는 2008년 한국영상자료원 상암동 신청사 이전 기념과 시네마테크KOFA 개관 공연시 김태용 감독의 연출과 재편집으로 변사 및 라이브 연주, 배우의 노래를 종합한 복합공연으로 재탄생했다.
안종화 감독이 남긴 몇 줄의 줄거리 외에 '청춘의 십자로'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당시 신문기사와 1940년대 영화 등을 참조해 1930~1940년대 무성영화 상영방식을 현대적으로 재현하고자 했다. 남아있는 몇 줄의 줄거리를 바탕으로 김태용 감독과 변사 역의 조희봉 배우, 작가 등이 한 줄 한 줄 대사를 만드는 방식으로 변사 대본을 완성해 이에 맞춰 배우들의 주제곡을 포함한 4인조 편성 라이브 밴드의 오리지널 음악을 작곡했다.
2008년부터 시작된 공연은 부산국제영화제, 제천국제영화제, 충무로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주요 영화제를 비롯, 2013년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독일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700석 전석 매진을 기록한데 이어 2014년 12월에는 호주 브리스번 아시아퍼시픽영화제에 초청 상영되는 등 최근까지 해외 영화제 및 축제에 다수 초청돼 높은 호응과 관심을 모으며 과거와 현재의 문화유산을 아우르는 특화된 종합공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세한 행사 정보는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예매는 디트릭스에서 가능하다. 관람료는 5천원이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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