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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위험해 보이는 상황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입니다.”
비번 날 아침 운동을 하러 가던 중 사고 차량을 발견하고 운전자를 안전하게 대피시킨 박승환 목포해양경찰서 경사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근무 중도 자신의 관할에서 발생한 사고도 아니었지만 위험에 처한 시민을 본 순간 몸이 먼저 움직였다고 회상했다.
25일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박 경사는 지난 21일 오전 5시20분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 신기동 한 도로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채 멈춰 있는 차량을 발견했다. 두 달 전부터 새벽 달리기를 시작한 박 경사는 이날도 비번을 맞아 자택이 있는 여수에서 운동하기 위해 길을 나선 참이었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인 이른 새벽, 1차로에 비상등을 켠 차량 한 대가 멈춰 있는 모습이 박 경사의 눈에 들어왔다. 해당 구간은 코너를 돌아 나온 차량들이 속도를 내는 곳으로 자칫 후속 차량과의 2차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었다.
박 경사는 “처음에는 무슨 일인가 싶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차를 세우고 가봤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차량은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충격으로 운전석 쪽 타이어가 크게 휘어져 있었고 차 안에는 60대 여성 운전자가 홀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곧바로 여성 운전자에게 차에서 나오도록 한 뒤 도로 갓길로 유도해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사고 충격으로 불안해하는 운전자를 안심시키며 현장을 살폈고 뒤이어 도착한 관할 경찰에게 운전자를 무사히 인계했다.
위험한 상황을 발견한 순간 망설임 없이 움직일 수 있었던 데는 20살 때부터 해군과 해경에서 줄곧 현장을 지켜온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박 경사는 해군 부사관으로 6년간 복무한 뒤 2014년 해경에 입직했다. 현재 목포해경 3020함에서 선박 화재와 침수 등 각종 재난 상황에 대응하는 소화·방수 업무를 맡고 있다.
해군 시절에도 같은 분야에서 근무하던 중 전역을 앞두고서는 소방관을 진로로 고민하기도 했다. 긴급한 상황이 발생한 현장에 뛰어들어 사람을 돕는 일이 자신의 적성과 잘 맞았기 때문이다. 해경에 입직한 뒤에도 바다 위 각종 사고 현장에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을 이어오고 있다.
박 경사는 “해군과 해경 생활을 계속하다 보니 위험한 상황을 보면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 같다”며 “구조 현장에서 시민들이 건네는 감사 인사는 현장을 지키는 보람이기도 하다. 지난 21일 새벽 도로에서의 일 역시 거창한 선행이라기보다 위험에 처한 시민을 보호하는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구조 현장에서 시민들이 고맙다고 해주시면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다”며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인 만큼 앞으로도 퇴직할 때까지 이런 상황을 마주한다면 언제든 계속 나설 생각이다. 선택의 문제가 아닌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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