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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하루하루 너무나 행복"

입력 2024.11.11. 15:30
초등임용 전국 최고령 합격
이금태 교사 자전에세이 출간
지난해 정년퇴임 후 기간제 교사 근무
주체적 삶의 가능성 실천 진솔한 기록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합니다. 이번 에세이에는 저의 주마등 같은 인생과 교사로서 경험을 담았습니다."

현직 초등교사인 이금태씨는 최근 펴낸 자전에세이 '시차는 있어도 오차는 없다'(문학들刊)의 출간 의미와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015년 11월 강원도 춘천의 어느 한 중학교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학부모는 고사장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교문을 통과하려는 그를 고사장 입구를 지키던 시험 감독관이 제지했다. 수험표를 보여주고나서야 고사장에 들어가 시험을 치를 수 있었으나 그는 최종면접에서 불합격한다. 2017년, 그의 마지막 도전이 마침내 성공한다.

이번 에세이는 지난 2017년 전남도교육청 초등 임용시험에서 전국 최고령 합격자가 된 이금태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60여 년 동안 살아오면서 겪은 '운명이자 자신만의 진리'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삶의 모습들을 농축하여 적었다.

대개 공직자들은 임용 후 퇴임 때까지 공직 생활을 별일 없이 잘 갈무리한다.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서 30여 년 동안 교편만을 잡아 오다가 교감 승진을 코앞에 둔 그는 2003년 교육감 선거에 관여한 일에서 '지방 교육 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계 받아 교직을 떠나게 된다. 이후 그의 삶은 파란만장했다. 전기설비, 공사장 일, 고깃집 사장, 우유급식점 점주, 목욕탕 사장 등을 전전해야 했다. 눈여겨볼 점은 그런 시련 속에서도 그가 천직이라고 믿어온 교직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2010년 광복절 특별복권으로 공무담임권이 회복되자 그는 다시 교직을 꿈꾸었고, 결국 2017년에 전국 최고령 합격자가 되어 그토록 염원하던 학교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그는 2023년 2월 해남북평초등학교를 끝으로 정년 퇴임을 했지만 현재까지 기간제 교사로 아이들과 함께 교사의 직분에 열성을 다하고 있다.

이 책은 한 인간의 성장과 실패와 도전의 기록이다. 그는 60대 중반의 나이에 3년여 동안 이 책을 집필했다. 엉덩이에 땀띠가 솟아나고 심지어는 대상포진과 목 협착증까지 앓았으나 포기하지 않았다.

그의 스승인 소설가 한승원은 "참회와 성찰의 진술"이라며 "누군가에게 좋은 귀감이 될 터"라고 했다. 이형대 고려대 교수는 "주체적 삶의 가능성에 대한 끝없는 탐구와 그 실천적 과정에 대한 진솔한 기록"이라고 했다.

그는 1960년 해남에서 태어나 완도, 해남, 광주 등지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광주교대를 졸업하고서도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전남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행정(교육학 석사)을 공부했다.

2023년 '지필문학' 시 부문 당선 등단했고 현재 보성초등학교애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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