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남도를 들여다 보다···전남 민간정원 명소 소개

김현주 기자
업데이트 2026.10.01. 11:03
산림청 선정 아름다운 민간정원
30곳 중 전남광주 25곳 전국 최다
구례 쌍산재

더디게 지나가던 여름도 옅어지고 어느덧 가을이 찾아왔다. 바쁜 일상에 치여 주위를 둘러볼 겨를도 없는 사이, 남도의 능선과 언덕, 오래된 고택 위로 은은한 계절의 빛깔이 스며든다. 최근 전남광주의 정원 15곳이 산림청이 선정한 ‘2026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에 이름을 올렸다. 눈을 조금만 돌리면 가까운 곳에서도 온전한 쉼과 치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이 풍성하다는 뜻이다. 주말만큼은 일상에서 벗어나 바람 소리와 풀벌레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 알록달록 물드는 가을 숲길과 따스한 햇살이 어우러진 남도의 비밀정원들이 저마다의 아늑한 품을 열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전통과 풍류와 정취 물씬

구례 쌍산재

가을이 깊어지면 구례 ‘쌍산재’는 자연이 그려내는 고즈넉한 정취로 한층 특별해진다. 울창했던 대나무 숲길을 지나 정원 깊은 곳으로 들어서면,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나무와 기와지붕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고택의 마루에 앉아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바라보는 정원은 선비들이 누렸던 풍류의 삶을 떠올리게 합니다.

정원 가장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능선은 또 다른 풍광을 자랑한다.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와 댓잎을 스치는 가을바람 소리가 더해져 마음을 평온하게 채워주는 공간이다. 옛 한옥의 묵직한 멋과 가을 빛깔이 조화를 이루는 쌍산재는 계절의 깊이를 온전히 느끼며 쉬어가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고흥 쑥섬고흥 힐링파크 쑥섬쑥섬

바다 위에서 만끽하는 쉼과 회복

고흥 힐링파크 쑥섬쑥섬

고흥 ‘힐링파크 쑥섬쑥섬(애도)’은 사계절 다채로운 풍경을 자랑하는 대표 해상정원이다. 400여 년 만에 열린 난대원시림은 희귀 고목들이 빽빽한 터널을 이루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품는다. 정원의 하이라이트인 ‘별정원’에서는 탁 트인 다도해를 배경으로 300여 종의 야생화가 계절마다 화려한 꽃대궐을 연출한다. 여기에 정겨운 돌담길과 자유롭게 거니는 고양이들이 더해져 섬 특유의 호젓한 정취를 높인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은빛 억새와 야생화를 보며 걸을 수 있는 언덕 산책로도 일품이다.

해남 산이정원

예술과 문화 향연

해남 산이정원

‘산이 정원이 된다’라는 뜻을 품은 해남 ‘산이정원’은 지속 가능한 휴식처로 눈길을 끈다. 산이면 일대의 자연 경관을 그대로 살려 조성된 이곳은 가을철 인위적인 화려함 대신, 자연 본연의 색과 순리에 따른 정취를 가득 담아내고 있다.

산이정원은 수목원과 수변 산책로를 바탕으로 미술관, 카페, 놀이시설 등을 고루 갖춘 복합문화공간이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모든 세대가 자연을 다채롭게 체험할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과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수목과 예술 작품이 어우러져 한 폭의 평온한 풍경을 완성한다. 남도의 가을 자연 속에서 온전한 휴식과 지속가능한 생태 가치를 느끼기에 더없이 적합한 명소다.

담양 죽화경

조형물과 야생화의 조화

담양 죽화경

담양 ‘죽화경’은 순수한 정원의 아름다움과 예술적 가치를 한데 품은 휴식처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전남도 제2호 민간정원으로 지정된 이곳은 인위적인 화려함보다 자연 고유의 조화를 추구하는 정원 예술 공간이다. 죽화경은 동양을 상징하는 대나무와 서양을 상징하는 장미의 조화가 이룬다. 잘 정돈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 본연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지역 특산물인 곧게 솟은 대나무와 수백 개의 정원북 조형물이 이채롭다. 대나무의 강직함과 아름다운 꽃의 조화가 방문하는 이의 발길과 눈길을 붙든다. 이곳은 단순한 정원이 아닌 시간과 환경, 사람이 함께 변화하고 성장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보성 성림정원

치유의 시간 선사

보성 성림정원

자연과 교감을 바탕으로 치유의 공간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보성 ‘성림정원’은 남도의 풍부한 산림 자원과 어우러져 한결 정갈하고 고즈넉한 휴식을 선사한다. 성림정원은 아름드리 편백숲과 계절마다 피어나는 다채로운 야생화가 자연스러운 능선을 따라 어우러지도록 조성됐다. 잘 정돈된 산책로를 따라 거닐다 보면 인위적인 꾸밈을 최소화하고 숲 고유의 생명력을 살려낸 정원 조성 철학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안개나무원과 수국원, 치유원, 희망의 정원을 비롯해 넓은 잔디마당까지 숲정원이 주는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남도의 푸른 숲과 정원이 전하는 정갈한 운치 속에서 온전한 힐링을 선사하는 명소다.

단풍에 내어준 어머니 품

화순 무등산바우정원

어머니의 산으로 불리는 무등산 자락에 자리 잡은 화순 ‘무등산바우정원’은 수려한 자연 경관과 이색적인 정원 예술이 조화를 이룬 휴식처로 주목받고 있다. ‘바우’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원 곳곳에는 세월의 흔적을 담은 거대한 자연석과 바위들이 독특한 경관을 이룬다. 울창한 수목 및 철쭉, 야생화 군락이 바위 지형과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한 폭의 수묵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무등산을 배경으로 조성된 수변 산책로와 전망대에서는 지역의 청정한 자연을 한눈에 담을 수 있으며, 자연 소재를 활용한 체험·휴식 공간이 조성돼 있다. 남도의 웅장한 산세 속에서 자연과 바위가 어우러진 색다른 정원 정취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적합한다.

김현주기자 5151k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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