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조기 대선 레이스에 돌입한 가운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호남을 찾아 "지역 발전을 위해 온몸을 바치겠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반응이 예전 같지 않다. '미워도 민주당' 정서가 점점 식어가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기브 앤 테이크'가 실종된 민주당에 선거 때마다 압도적 지지를 보내온 호남 유권자들이 의구심을 품고 있어서다.
지역 정치권에선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지역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지역 정치권의 역할이 미흡한 점을 꼽았다. 지역민들은 맹목적인 민주당 지지를 탈피하고, 실리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용섭 전 광주시장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광주·전남을 잇따라 방문하고 있다. 호남이 중요한 이유는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호남 일반·권리당원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며 "호남 정서를 공유하는 서울과 수도권 등 전국 각지의 출향민까지 따져보면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 유권자들은 대선 때마다 민주진영 후보에게 몰표를 줬다"며 "문제는 호남의 선택을 받은 후보가 당선 후에는 지역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컸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지역정치의 대변혁이 필요하다"며 "호남은 민주당 독점체제에서 유능함이나 경쟁력보다 공천기구를 장악한 지도부 의중이 반영된 편법과 밀실공천이 비일비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인들은 오직 당과 실세에만 충성했고, 지역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등을 민주당이 임명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호남은 역사성 때문에 민주당을 맹목적으로 지지해 왔지만 이것이 오히려 민주당의 개혁 동력을 떨어뜨린 측면도 적지 않았다"며 "광주에서 과도한 일당 독점체제가 무너지고 인물 위주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지면 광주도 살고 민주당도 살고 한국정치도 산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 국회의원 선거를 예로 든다면 현재 8개 지역구에서 1명씩 뽑는 소선거구제에서 1개 지역구서 4명씩 뽑는 중선거구제로 개편하게 되면 정당 간에 치열한 인물 경쟁이 펼쳐지고 유능한 인재들이 정치권에 진출하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다. 건강한 제3당의 출현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며 "시대를 선도해 온 광주·전남이 한국 정치변화의 중심에 서야 할 때다"고 말했다.
김명진 더연정치연구소 대표는 "지역 민심을 대변하는 국회의원들이 메신저 역할을 제대로 해야 지역민들의 목소리가 중앙까지 전달될 수 있다"며 "광주·전남 지역구 의원들은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를 대비해 지역 민심이 당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미 대선 공약을 준비 중이다"며 "중요한 건 우리 지역 공약이 우선순위 상단에 올라가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대선 공약에 우선적으로 포함된 지역 현안은 불이행하기 힘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도당은 중앙당을 계속 설득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훈천 광주시민회의 대표는 "민주당 정치인들은 호남을 상징 자산으로 이용하려고만 하지 호남 발전에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이 없다"며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고 안 되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나와 우리 이웃, 지역과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정치인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민주당을 초지일관 일편단심으로 바라보기만 한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선거에서 실리적 판단에 입각해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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