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광주 광산을에 출마했던 이낙연 새로운미래 후보가 11일 광주 시민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낙선인사를 전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 광산구 산월나들목(IC) 일대에서 고별인사를 했다.
이 후보는 '광주 시민의 뜻 겸허히 받들겠습니다'라는 말이 적힌 팻말을 목에 걸고 주행하는 차량을 향해 연신 허리를 숙였다. 일부 시민들은 창문 너머로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 후보는 이날 낙선인사문을 통해 "광주 시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며 "광주 시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제 말을 들어주시고, 제가 광주의 미래를 생각할 기회를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도우러 전국에서, 심지어 해외에서까지 온 수백명의 지지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여러분의 선거운동은 순수했고, 아름다웠고, 감동적이었다. 광주시민께도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특히 우리 정치와 사회를 병들게 하는 증오와 저주의 선동정치를 어떻게 끝낼지, 국민과 함께 끈기있게 생각하고 행동하겠다"고 역설했다.
앞서 광주 광산을은 '반명(반이재명)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이 후보와 대표적 '친명(친이재명)계'인 민형배 민주당 후보의 빅매치가 성사되면서 격전지로 떠올랐다.
친명 일색에 초선으로만 꾸려진 민주당 본선 대진표에 호남정치 복원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큰 인물론'을 들고 나온 이 대표와 탄탄한 지역 조직을 갖춘 민 후보와의 혈투가 예상됐지만 '파란 점퍼'라는 방패를 뚫지 못했다.
지역에서 '그래도 민주당' 정서가 강한 것은 물론 정권심판론이 우세한 상황 속에서 민주당으로의 결집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로 이 후보의 정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는 여론도 있지만, 호남의 거물급 정치인이 부재한 상황 속에서 이 후보의 존재감을 지울 순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당대표, 대권 후보, 국무총리, 전남도지사, 5선 국회의원을 거친 '관록의 정치인'임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후보는 이날 낸 낙선인사문에서 호남의 발전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앞으로도 저는 제게 주어지는 책임을 다하며 살 것이다"면서 "대한민국의 정상화, 민주세력의 재건, 광주와 호남의 발전을 위해 제가 할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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